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건설업자 등에게 뇌물을 수수하고 성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김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망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도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 전 차관은 곧바로 수감됐다.

김 전 차관의 구속은 2013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이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지난 13일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1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과 100차례가 넘는 성접대를 받고, 사업가 최모 씨에게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1억원에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전 차관이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이모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2008년 윤씨가 이씨에게 받을 상가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때 윤씨가 1억원을 포기하는 대신 앞으로 있을 형사사건을 잘 봐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에 제3자 뇌물죄 성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김 전 차관이 끝까지 '모르쇠' 또는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을 유지한 것이 패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차관은 검찰 조사 내내 "윤중천을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구속심사에선 "윤중천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뇌물수수·성접대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스폰서 역할을 한 사업가 최씨에게 차명 휴대전화와 용돈·생활비 등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선 '별건 수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지난 3월 22일 해외 출국을 시도하다가 긴급출국 금지를 당한 점을 들며 도주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 측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씨와 스폰서 역할을 한 사업가 최씨 등에게 접근해 입단속과 회유를 한 정황 등을 토대로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전 차관 부인은 2017년 말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발족해 김 전 차관 사건을 조사 대상 후보로 논의하자 이씨에게 접근해 이씨가 연루된 민사소송이 잘 처리되도록 돕겠다며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구속영장에 범죄 혐의로 적시하지 않은 성범죄 수사를 이어가면서 검찰과거사위가 수사 의뢰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2013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 내용을 정리해 이달 안으로 수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이번주 중으로 윤씨 조사를 마무리하고 다음주 초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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