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불안이 높아지는 시기다.

불안장애 또는 불면증에 흔히 처방되는 항불안제 벤조디아제핀을 임신 초기에 복용하면 유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약물·임신·수유 연구실의 아니크 베라르 교수 연구팀은 알프라졸람(제품명: 자낙스), 디아제팜(발륨), 클로나제팜(클로노핀) 등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를 임신 초기에 복용하는 여성은 복용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산 위험이 2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퀘벡 임신 코호트'(Quebec Pregnancy Cohort) 연구에 포함된 유산한 여성 2만7천149명과 출산한 여성 13만4천305명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 전 간질 병력이 있거나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했거나 태아에 해가 될만한 약물에 노출된 여성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임신 6주 이전이나 19주 이후에 유산한 여성도 제외했다.

유산한 여성 중 임신 초기에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여성은 375명(1.4%)이었고 출산에 성공한 여성 중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여성은 788명(0.6%)이었다.

여기에 임신 전 기분장애 또는 불안장애 진단, 항우울제 또는 향정신성 약물 복용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해 통계를 조정한 결과 임신 초기에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여성은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산율이 1.8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는 브랜드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유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플루라제팜이 1.13배로 가장 낮았고 디아제팜이 3.43배로 가장 높았다.

벤조디아제핀 복용 기간은 대부분 여성의 경우 약 2주간이었다.

벤조디아제핀이 유산 위험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임신 초기에 사용할 경우 태아의 착상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 매기 여성병원 정신의학과장 프리야 고팔란 박사는 "주목할만한" 연구결과라면서 정신요법 등 다른 치료법을 먼저 시도해 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정신의학(JAMA Psychiatry) 온라인판(5월 15일 자)에 실렸다.
"임신 초기 항불안제 벤조디아제핀, 유산 위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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