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방치된 황령산 스키돔, 휴양시설로 바뀌나
2008년 사업자 부도 이후 11년째 방치되고 있는 부산 남구 대연동 황령산 스키돔(스노캐슬·사진)의 새로운 민간사업시행자(시행사)가 휴양시설로 바꿔 사업 재추진에 나섰다. 투자자와 기존 분양자 간 보상 협의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재개장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부산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키돔 시행사인 에프엔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가 부산시로부터 반려된 ‘황령산 산림휴양시설 조성사업’을 최근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행사가 아직까지 사업 계획을 다시 신청하지 않았다”며 “기존 분양자 문제가 해결되면 재신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프엔인베스트먼트는 부산의 대원플러스건설과 동일철강, 골든블루 등 3개 회사가 주주로 참여해 설립했다. 당초 총 1143억원을 투입해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부산시의 실시계획인가 신청 반려는 스키돔이 부도나면서 부산시가 스키돔 민간사업자와 분양받은 사람 간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고려했다. 분양자는 모두 200명(등기 54명, 미등기 146명)이며, 이 가운데 53%(107명)가 보상 협의를 마쳤다. 하지만 나머지 분양자는 보상 규모에 대해 이견을 보여 실시계획인가를 재신청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부산시는 우선 황령산 스키돔(21만6000㎡)을 포함한 공원부지(62만8000㎡)에 대해 교통영향평가를 지난해 말 끝내고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있다. 환경 파괴 논란을 덜기 위해 부산시는 10명으로 시민참여모니터링단도 구성하기로 하고 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모니터링단은 시·구 공무원, 시민단체, 시의원 등 10명이 참여해 실시계획인가 후부터 준공 전까지 사업 시행과 환경 등을 검토한다. 시행사도 내년 7월 도시공원을 해제하는 ‘공원 일몰’ 전에 이 시설을 키즈랜드, 산림휴양숙박시설, 컨벤션시설 등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최삼섭 대원플러스건설 회장은 “125억원에 인수했지만 보상비 1000억원, 공사비 300억원이 더 들어가 부담이 적지 않지만 분양자들과 합리적으로 보상 협의를 끝내고 이른 시일 내에 부산을 위한 관광휴양시설을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