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공동으로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둔치 한강공원에서 ‘제3회 감동의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이봉주 장애인 감동의 마라톤 선수단장을 포함해 장애인과 동반 주자, 비장애인 참가자 등 약 1600명이 함께 하프(21㎞), 10㎞, 5㎞ 등의 코스를 달렸다. 에쓰오일은 2006년부터 장애인 마라톤 행사를 후원해왔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났을 때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을지를 가장 걱정합니다. 발달장애인 직원들에게 자립 기회를 줘 감사하다는 부모들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비장애인 직원들도 보람과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21일 최운식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대표(41·사진)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해 진행한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랜드월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의 사업본부장 시절부터 대표가 된 지금까지 장애인 채용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이랜드월드는 지난 17일 열린 ‘2019 장애인 고용 촉진대회’에서 발달장애인 고용 모델을 개발하고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 성과를 평가받아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이랜드월드 패션법인 대표였던 정수정 이랜드그룹 중국법인 부대표가 대표로 수상했다.이랜드월드는 상시근로자 2559명 중 장애인이 56명(중증 장애인 54명)이다. 중증 장애인 채용은 2배수로 간주하는 규정에 따라 이랜드월드의 장애인 고용률은 4.3%로, 민간사업주 장애인 의무고용률(2019년 기준 3.1%)을 웃돈다.이랜드월드는 2014년 장애인 직원 3명을 스파오 서울 명동점에 고용하면서 장애인 채용 시스템을 마련했다. 최 대표는 “초기에는 장애인 직원을 사이즈별로 옷을 분류하는 등 단순 업무에 배치했다”며 “최근에는 적응을 마친 장애인 직원들이 일반 직원처럼 매장에 나와 고객 응대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근무 유형도 ‘1일 4시간’ ‘1일 8시간’ 등 개인별 집중력에 따라 맞춤식으로 적용했다.장애인 직원을 채용하기까지 우려도 적지 않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걱정은 크게 두 가지였죠. 첫째,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커지지 않을까. 둘째, 비장애인 직원들이 불만을 갖지 않을까. 그러나 장애인 직원에 대한 소비자 불만 사항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비장애인 직원들도 성실하고 밝은 장애인 직원들의 모습에 감화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죠.”장애인 직원들의 빠른 적응을 위한 훈련시설도 마련했다. 서울, 경기, 대전 등 6곳에 발달장애인 훈련센터를 개설한 것. 실제 매장과 똑같이 꾸며 훈련생의 생생한 근로 체험을 돕는다. 올해 안으로 충북, 경남, 부산 등 6곳에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전국 1매장 1장애인 채용’을 목표로 발달장애인 고용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장애인 채용이 자리 잡은 스파오의 긍정적인 효과를 다른 브랜드까지 확대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18일 오전 10시 30분께. 김형주 씨(63)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양지병원에서 ‘타다 어시스트’를 이용했다. 근육 감소증으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김 씨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다. 호출하고 25분이 지나자 차량이 도착했다. 김 씨는 “장콜(장애인 콜택시)을 부르면 한두 시간은 걸려야 온다”며 “택시를 부르면 ‘왜 휠체어가 있다고 말을 안 했냐’며 구박을 당한다”고 말했다. 기사는 김 씨의 휠체어를 능숙하게 접어 차량의 뒷자리에 두었다. 어시스트 기사로 한 달째 활동하는 김창욱 씨는 “얼굴 익힌 단골이 생길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VCNC와 타고솔루션즈가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장애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택시는 승차를 거부하기 일쑤고 장애인 콜택시는 공급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전문교육 이수한 기사 있는 장애인용 '타다'VCNC는 지난달 18일 타다 어시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탑승 대상은 장애인과 65세 이상 노약자다. 장애인은 복지카드, 65세 이상 노약자는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타다 베이직과 동일하게 승차거부 없는 '바로배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10대로 운영되고 있고 서울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요금은 타다 베이직의 70% 수준이다. VCNC 관계자는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를 이용해 저렴한 요금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기사들이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재활재단서 장애인활동보조교육 40시간을 이수한 게 특징이다.‘카카오 T’ 앱(응용프로그램)을 플랫폼으로 새로운 택시 서비스 '웨이고 블루'를 출시한 타고솔루션즈도 하반기 장애인과 노약자 대상의 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장애인계 '적극 환영'장애인들은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과 버스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렵다. 지하철역 휠체어 리프트 추락 사건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택시도 '그림의 떡'이다. 휠체어를 실을 공간조차 없기 때문이다. 한국 택시의 경우 LPG 가스통이 트렁크를 차지하고 있어 여유 공간이 부족하다. 기사들의 잦은 승차거부, 폭언 등도 택시를 멀리하게 되는 이유로 꼽힌다.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대표는 “‘장애인 콜택시를 타지, 왜 일반 택시를 타냐’는 식으로 화를 내는 택시 기사들도 있다”며 “택시에서 당한 불쾌한 경험으로 장애인들은 택시를 꺼려하게 돼 이동에 제약을 겪는다”고 설명했다."공급 부족한 장애인 콜택시 문제 해소 위해서라도 민간 서비스 나와야"장애인 콜택시는 이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다. 전동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고 전문교육을 이수한 기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공급이다. 차량이 많지 않다보니 대기시간이 상당하다.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서울시 장애인 콜택시 연도별 평균 대기시간은 2015년 34분, 2016년 38분, 2017년 44분, 2018년 58분으로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대기시간은 1~2시간으로 통계보다 길다. 올 7월 장애등급제 폐지로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들은 더 많은 모빌리티 서비스가 나와야한다고 주장한다. 장애인 협동조합 ‘무의’를 이끄는 홍윤희 이사장은 “제약된 이용시간, 전동휠체어는 태울 수 없는 문제, 장애인 콜택시보다 비싼 요금 등 타다 어시스트에도 한계는 있다”면서도 “장애인을 위한 이동수단이 많아진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동권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라며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업체들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최근 10년간 신규 설립된 특수학교 수가 26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교를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주민들의 반대가 장애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제39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교육부 2018년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9만780명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08년(7만1484명)과 비교해 2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특수학교 수는 149곳에서 175곳으로 26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중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29.0%에 불과했다.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교육 여건도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교에 재학생 중 왕복 통학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 비율은 44.6%에 달한다. 2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 비율도 7.4%에 이른다. 서울의 한 특수학교 교사는 “장애학생이 왕복 1시간 이상 거리를 홀로 통학하기는 쉽지 않다”며 “장애학생 학부모가 생업을 포기하고 자녀 교육에 매달리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신규 설립이 확정된 특수학교는 주민들의 반대로 개교 일정이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다. 올해 3월 서울 강서구에 문을 열 예정이었던 서진학교는 개교 일정이 두 차례나 미뤄질 위기에 놓였다.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사 관련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사 진행이 지연된 탓이다. 서울시교육청은 9월로 늦춰진 서진학교의 개교 일정을 11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서진학교는 2017년 학교개설 문제를 놓고 열린 공청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지역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개교를 호소해 화제가 됐던 학교다. 17년 만에 서울에서 설립되는 특수학교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