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법 정비해야…방통위 재난방송 요청도 방송사 자막보다 늦어"
방통위 "산림청·행안부와 협의해 대책 마련"
윤상직 "산불 빠진 재난방송시스템, 강원도 산불에 먹통"
재난 발생 시 각 방송사에 재난방송을 요청하고 신속한 방송이 이뤄지도록 구축된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이 이번 강원도 속초·고성 산불 때는 전혀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윤 의원이 지난해 3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작성한 '재난방송 등 종합 매뉴얼 표준안'을 분석한 데 따르면,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에 화재(산불)가 누락돼 있었고 산불 예방·방재 주무 부처인 산림청도 해당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았다.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재난 발생 시 각 방송사에 재난방송을 요청하고 신속, 정확하게 방송이 이뤄지도록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재해·재난이 발생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 각 기관에서 해당 시스템에 재난방송 요청문을 등록하면 방송사로 자동 전파돼 재난방송을 하는 체계다.

그러나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에 화재, 특히 산불이 누락됐고 산림청도 해당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아 이번 산불 발생 당시 재난방송 요청이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산림청은 대형 화재로 확산한 지 2시간이 넘은 지난 4일 오후 9시 45분이 넘어서야 KBS 등 주요 방송사에 문자메시지로 강원도 산불 상황을 발송했다.

오후 7시 17분께 고성 토성면 주유소 인근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대형 화재로 번진 상태였다.

방통위는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에 산불, 산림청이 누락된 것에 대해 "관련 법적 근거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상직 "산불 빠진 재난방송시스템, 강원도 산불에 먹통"
이에 윤 의원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법령을 정비해야 함이 마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일부 방송사가 최초로 자막정보를 송출한 시간보다 5시간 30분이나 늦게 지상파 방송사 등에 재난방송을 카톡으로 요청했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강원 산불과 관련해 방통위가 각 방송사에 재난방송을 요청한 시간은 지난 5일 오전 1시 10분으로 MBC가 최초로 자막정보를 송출한 4일 오후 7시 54분보다 5시간 반가량 늦었다.

방통위는 또 재난방송을 빠르게 하지 못했다고 비판받는 재난방송주관방송사인 KBS보다도 4시간 늦게 재난방송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현재 재난방송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이 법률상 기상청, 행정안전부, 방통위, 과기부로 한정됐다.

법적 근거가 미비해 산림청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지난주 산림청, 행안부와 대책회의를 했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