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여부에 따라 기도폐쇄 가늠…'하임리히요법' 알아두면 도움
독극물 흡입 땐 구토시키지 말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응급상황은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따라서 응급상황을 미연에 막는 것만큼이나 상황 발생 이후의 신속한 대처도 매우 중요하다.

더욱이 이런 응급상황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영유아에게 발생했다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의 신속한 초기 대응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영유아가 받은 크고 작은 신체·정신적 손상이 평생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응급상황 중 하나가 이물질 흡입에 의한 기도폐쇄다.

먹을 수 있는 음식 여부를 떠나 무조건 삼키려고 하는 영유아의 특성 때문이다.

땅콩, 사탕 등 딱딱하고 동그란 음식이나 장난감, 건전지, 옷핀 등도 기도폐쇄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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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에 의한 기도폐쇄의 경우 주로 9세 이전에 나타나며 2세에서 가장 빈도가 높다.

만약 기도폐쇄가 의심되면 아이에게 기침을 해보라고 하는 게 좋다.

아이가 기침을 할 수 있고, 목을 감싸 쥐는 정도로 불편해한다면 완전히 기도가 막힌 것은 아니다.

이때는 힘차게 기침을 하게 해 이물질을 뱉어내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기침을 할 수 없고, 얼굴이 파랗게 변한다면 중증 이상의 기도폐쇄로 판단하고 즉시 119에 연락하고 '하임리히요법'(복부 밀치기법)을 시행해야 한다.

기도가 막히면 3∼4분 이내에 의식을 잃고, 4∼6분이 지나면 뇌사상태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하임리히요법은 아이의 뒤에서 한쪽 주먹을 배꼽과 명치 사이에 놓고, 다른 손으로 이를 감싼 뒤 강하게 환자의 흉부 쪽으로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다.

다만, 1세 이하의 영아는 머리가 가슴보다 아래로 향하도록 엎드리게 한 뒤 손바닥으로 아기의 등 중앙부를 세게 5차례 정도 두드리는 방식으로 조치해야 한다.

이후 아이의 몸을 뒤집어 머리가 가슴보다 낮게 가도록 한 뒤 두 손가락으로 양쪽 젖꼭지 약간 아래를 4㎝ 정도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해야 한다.

하임리히요법을 했을 때는 아이의 복부에 강한 압박이 가해져 자칫 내부장기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치료 후 병원에서 장기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도폐쇄는 아닐지라도 아이가 독극물을 삼키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우선 입안에 남아있는 독극물을 뱉도록 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억지로 구토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구토하게 되면 이차적으로 위장관에 남아있는 독극물에 의해 위나 식도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 이송 시에는 남은 중독 물질을 함께 가져가는 것도 필수다.

아이가 삼킨 건전지 종류에 따라서도 예후가 다를 수 있다.

버튼(단추) 모양 알카라인 건전지는 위로 넘어가더라도 대변으로 자연 배출될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만, 리튬 건전지는 식도, 위장에서 화상에 의한 출혈·궤양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응급실로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고 의료진과 후속 조치를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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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 귀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응급 상황도 있다.

눈의 경우 이물질이 들어간 눈을 아래에 위치시킨 후 흐르는 물로 씻어 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이물질이 화학약품이라면 실명 위험도 있는 만큼 최소한 15분 이상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이물감이 계속된다면 양쪽 눈을 가린 채로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코의 경우 우선 이물이 들어간 반대편 콧구멍을 손으로 막고 아이의 입을 통해 세게 바람을 불어본다.

다만, 이렇게 해서 이물질이 빠지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제거하다가 더 깊이 들어갈 수도 있는 만큼 119에 연락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귀에 이물질이 깊이 들어갔다면 외이도와 고막의 손상을 유발 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정에서 임의로 제거하려고 하다가 되레 이물질이 더욱 깊이 들어가기도 하는 만큼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벌레가 들어갔을 때도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물론 평생을 살면서 이런 응급상황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할 확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기본적인 응급처치 요령을 충분히 숙지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몸에 익혀 놓는다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응급상황에 처한 아이를 봤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과 동시에 침착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다친 아이를 안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다친 영유아를 함부로 옮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면 전문가가 오기 전까지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행동하면 된다.

하지만 응급처치 요령을 모른다면 임의로 응급처치를 시도하기보다 응급상황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나 구급대가 올 때까지 아이와 함께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게 바람직하다.

119 구급대와 전화통화만으로 필요한 응급처치 요령을 도움받을 수 있다.

또 119에 신고할 때는 사고 내용과 사고 발생 장소, 부상자 수, 성별, 나이와 함께 신고하는 사람의 이름, 전화번호 등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응급처치에 도움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