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텔레그램 등 해외에서 개발한 메신저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워진 대화 내용을 복원해내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마약 거래 등 SNS를 통한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휴대폰을 증거로 확보하더라도 지워진 대화 내용을 복원하지 못해 수사가 벽에 부닥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검 디지털수사과는 최근 해외에서 개발한 SNS 앱(응용프로그램)의 암호화 방식을 연구해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대검 관계자는 “텔레그램 등 일부 앱에서 지워진 대화내용을 복원해내는 기술에 관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등은 대화를 지우더라도 검찰이 확보한 포렌식 기술을 통해 이를 복원해낼 수 있지만 텔레그램 같은 SNS는 원문 내용을 복원해내는 기술이 아직 없다. 데이터를 복구하더라도 디지털 암호화된 상태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기 위한(복호화) ‘코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연구 대상은 텔레그램 등을 포함해 한국·미국·중국·유럽 등에서 개발된 앱 2개 이상씩 총 8개 이상이 될 전망이다. 연구는 올해 끝마칠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암호화 기술이 복잡하고 끊임없이 바뀐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연구에 관해 회의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포렌식 전문가는 “복원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각 업체가 이에 대응해 업데이트하는 안티포렌식 속도를 쫓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