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 판매대금 5억·피살부친 벤츠, 결과적으로 '범죄 타깃'된듯

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 씨의 부모살해 사건 수사과정에서 이 씨 동생(31)이 부가티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 백억원의 벌금형 선고에도 남아 있던 이들 차량이 결국 이 사건의 '범죄타깃'이 되는 아이러니를 낳았다는 말이 나온다.
여론뭇매 이희진 형제의 '부가티'…벌금폭탄서 왜 빠졌나

21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2016년 9월 이희진 씨와 이 씨의 동생은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당시 이들의 예금과 300억대 가치로 알려진 부동산, 부가티·람보르기니·벤츠 등 외제 슈퍼카를 처분할 수 없도록 동결해달라며 추징보전 청구를 했고,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 씨의 동생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해방공탁'(가압류 등을 해제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하는 것)을 신청했다.

공탁금은 61억원을 걸었다.

이 씨 동생이 이처럼 거액의 공탁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으나, 일각에서는 빌딩을 매각해서 확보했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이 공탁이 받아들여 지면서 일부 재산의 동결 조처가 해제됐다.

여기에는 부가티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1심에서 이 씨 형제에 대해 400억원이 넘는 벌금과 추징금이 선고됐음에도, 이 씨의 동생이 부가티를 처분하는 데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인 김 모(34)씨는 지난달 25일 이 씨의 부모를 살해하고 그들이 갖고 있던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했다.

김 씨가 강탈한 돈 가방은 사건 당일 이 씨의 동생이 부가티를 판매한 차량대금 중 일부를 보스턴백에 담아 부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의 부가티는 이 씨 형제가 소위 '청담동 주식 부자'로 방송 등에 소개되던 시절, 이들이 이뤄낸 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성공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 씨 형제의 몰락과 함께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던 부가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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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값비싼 차를 이 씨의 동생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관심이지만, 공교롭게도 사건 발생일이 이 차량을 판매한 날이고, 그로 인해 차량 판매대금이 범죄타깃이 됐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김 씨는 범행 후 이 씨 부모가 소유한 벤츠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부가티 만큼은 아니지만, 벤츠 또한 고급 수입차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부가티를 '범죄타깃'으로 삼은 범행이 아니냐는 주장부터 범죄수익금 추징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는 의견까지 누리꾼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arie****'는 "그 날 돈 가방을 가져오는 건 어떻게 미리 알고 한 달 전에 공범 모집까지…"라고 댓글을 남겼고, 'mist****'는 "부가티는 누구 명의인데 지금까지 동생이 가지고 있었나? 왜 압류하지 않았나.

빼돌린 재산이 더 없나 확인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경찰은 김 씨가 계획적으로 강도살인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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