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가 제조업?…한번 부딪혀보자며 도전했죠"
“제조업 위기라고 하지만 시대 흐름에 맞는 차별화된 품목으로 승부한다면 여전히 승산이 있습니다.”

부산에서 산업용품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문수미 조이라이프 대표(30·사진)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이라이프는 2016년 개발한 친환경 습기제거제 ‘쨍하고 해뜰집’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연 30% 이상 고속 성장해 지난해 매출 20억원을 달성했다.

문 대표는 “20대 여성이 무슨 제조업을 하느냐는 선입견도 없지 않았지만 한번 부딪쳐보자는 생각으로 공장 인수를 결정했다”며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활용해 해외 판로도 손쉽게 개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다. ‘뿌리기만 하면 싹 떨어지는’ 스티커 제거제 같은 아이템만 있으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겠다며 사업을 구상했다. 실제 마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산업용품을 구한 뒤 인터넷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다 대학 1학년을 겨우 마친 2009년 전자상거래업체 조이라이프를 창업했다.

창업 초 대학생 신분으로 은행 거래가 힘들어 거래처에 빌다시피해서 신용으로 물건을 받기도 했고 쇼핑몰 제작이나 택배 발송도 직접 하는 등 도전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7년을 버텼다. 그동안 쌓은 실적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2016년 공장을 매입해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겨울에도 실내 곰팡이가 확산하는 등 기후 변화에 착안해 습기제거제 ‘쨍하고 해뜰집’ 시리즈를 개발했다.

구슬 형태의 염화칼슘을 사용해 공기 중에 닿는 표면적을 넓히는 방식으로 습기 제거 속도를 높였고 유해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업계 최초로 ‘로하스(LOHAS)’ 친환경 인증도 획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중소기업 판로 지원 대상 기업에 선정돼 홈쇼핑에서 2600세트를 ‘완판’하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도움으로 베트남 호찌민 롯데마트 2개 점에도 입점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조이라이프 습기제거제는 국내는 물론 중국 알리바바, 일본 라쿠텐, 싱가포르 큐텐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6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문 대표는 “올해 제품 라인업을 보강하고 상품 구성도 다변화해 국내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