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업무방해 등 혐의 전반적으로 부인…"내 주장은 일관"
'버닝썬 경찰 폭행 피해 주장' 20대 7시간 조사 후 귀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당했다고 신고했다가 도리어 경찰에 집단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20대가 성추행 등 혐의 피의자로 경찰에 출석해 7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일 오전 10시 김 모(28) 씨를 강제추행과 업무방해, 폭행, 쌍방폭행, 관공서 주취소란, 공무집행방해, 모욕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오후 4시50분께 돌려보냈다.

이날 조사 전 포토라인을 외면하고 조사실로 향했던 김씨는 조사가 끝난 뒤에도 취재진을 의식한 듯 1시간 넘게 경찰서 내에 머물다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조사실을 나온 뒤에도 김씨는 성추행을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정 못 한다"고만 짧게 답하고, 경찰의 과잉 진압 등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내 주장은 일관되고, 수사기관에서 잘 밝혀줬으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버닝썬 경찰 폭행 피해 주장' 20대 7시간 조사 후 귀가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에서 여성 2명을 추행했다가 시비에 휘말리자 클럽 직원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고, 이후 다른 클럽 관계자 장 모 씨로부터 폭행당하자 분개해 쓰레기통을 발로 차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입건됐다.

김씨는 또 폭행 사건 직후 자신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도 욕설하고 소란을 부리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역삼지구대로 옮겨진 뒤에도 진술조서에 침을 뱉어 경찰관에게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경찰은 업무방해 등 검거 당일 소란을 벌인 혐의로만 김씨를 입건했지만, 지난해 12월 21일 두 명의 여성이 "김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내면서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도 나섰다.

경찰은 버닝썬 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김씨가 여성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화면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화질이 좋지 않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화질 보정을 의뢰했다.

한편 김씨 사건은 그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버닝썬에서 폭행당해 신고했다가 오히려 경찰에 입건되고 집단 폭행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세간에 알려졌다.

과잉 진압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가 난동을 부려 부득이 현행범 체포했다가 귀가시켰으며 김씨를 폭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