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발해학회는 제5회 학술상 수상자로 전호태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사진)를 14일 선정했다.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자인 전 교수는 2017년 학회 학술지 ‘고구려발해연구’ 제59집에 게재한 논문 ‘고구려인의 미의식과 고분벽화’로 상을 받았다. 이 학술상은 고구려·발해를 비롯한 북방사 연구를 진흥하고 ‘고구려발해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제정됐다.
“국무총리로서 공직 생활을 1년 정도 했지만 이를 빼면 학자이자 교육자로 평생을 보냈습니다. 스스로 주어진 길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묵묵히 걸어와 큰 상을 받지 않나 싶습니다.”이현재 서울대 명예교수(90·사진)가 15일 유일한상을 받는다. 고(故)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를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된 이 상은 올해가 13회째다. 연륜, 경력, 분야 제한 없이 사회에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명사에게 격년 단위로 시상한다. 시상식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평생 교육자, 학자, 공직자로 활동하며 귀감이 됐기 때문”이라고 이 교수의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이 교수는 1961~1995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서울대 총장, 국무총리,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호암재단 이사장,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등을 거쳤다.이 교수는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을 일생의 보람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지금도 ‘총리님’ ‘총장님’ ‘교수님’보다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더 좋아하는 이유다. 그는 제자들을 온전하게 지켜내는 것을 스승의 소명으로 여겼다. 그는 서울대 총장이던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서울대생을 제적시키라는 정권의 압력을 뿌리치고 정학으로 처벌 수위를 낮췄다. 그는 이 일로 경질됐다. 하지만 당시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학교가 먼저 내치면 법원도 재판할 때 그 학생을 버려진 사람 취급한다”며 “교육자는 학생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쓴소리도 했다. 이 교수는 “현 정부는 단기적인 해결책이나 논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시행착오와 경험을 쌓다 보면 더 나은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경제 운용이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정부도, 기업도 긴장된 자세로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했다.청·장년층에 대한 조언도 했다. 그는 “요즘에는 ‘내가 월급 잘 받고 즐기면 됐지 남의 일에는 관심 없다’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길 가다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애완견이 아무 데나 대소변을 보도록 방치하는 일이 많은데 이것부터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매일 집 앞을 빗질하고 길에 담배꽁초가 보이면 줍는다”며 “이런 사소한 것을 습관화하면 사회적 책임 의식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이 교수는 앞으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고민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좀 자유롭고 편하게 살려고 했는데 유일한상을 받게 돼 그러기는 틀렸다”며 웃었다. 그는 “사회 발전을 위해 작은 기여라도 해야 한다는 의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보부상은 동업자 단체이자 독립운동가의 산실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너무 잊혀져 가는 것 같아 보부상 관련 책을 내고 있습니다.”이인희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볼리비아 자문관(66·사진)은 10년째 보부상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오는 4월께 《제국의 상인》 두 번째 권을 발간할 예정이다. 사실에 픽션을 가미한 보부상 관련 소설이다. 작년 1월 출간한 《제국의 상인》 후속작이다. 소설로 내는 것은 읽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최근 휴가를 맞아 귀국한 이 자문관을 만났다. 광운대 경제학 박사인 그는 1979~1992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일했고 이후 이탈리아 섬유패션회사의 한국지사 대표를 거쳐 의류유통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이 자문관은 “오늘날 모든 국가는 경제발전을 국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서구의 모든 나라들은 이미 상인국가이며 상인국가의 중심은 기업이고, 이들을 움직이는 사람은 기업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정신 즉 상인정신의 핵심은 개척정신과 상도의”라며 “개척정신은 도전정신, 상도의는 선비정신에 각각 해당한다”고 설명했다.이 자문관은 “조선 초 역성혁명에 불복한 고려 귀족들이 대거 상인세력으로 들어오면서 보부상의 중심 세력이 됐다”며 “이들은 조선시대 내륙지역 유통을 담당하던 조선 경제의 중요한 상인집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시민조직인 보부상은 양반사회와 조정에 대항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힘을 가진 세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자문관은 “조선 말 일본이 조선 침략에 앞서 가장 두려워한 존재가 바로 보부상이었다”며 “이를 없애기 위해 1897년 계림장업단이라는 무장행상집단조직을 만들어 인천에 상륙시켰을 정도”라고 말했다.그는 보부상 이야기를 쓰는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자문관은 “정부는 기업들이 시장을 개척하는 데 뒤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가 기업활동을 지배하려고 하면 기업의 창의성과 모험심이 약화되고 결국 투자의욕을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분의 정치와 실용주의 경제사상이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며 이런 상인국가가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KAIST 총동문회는 2018년도 ‘KAIST 자랑스러운 동문상’ 수상자로 서길수 영남대 총장,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문영환 코아텍 대표, 전영현 삼성SDI 사장을 14일 선정했다.서 총장은 현장과 정책을 잇는 교육 혁신 행정가로 두각을 나타내며 학계에서 신망을 얻고 있다. 김 교수는 신경생물학 분야에서 독보적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 연구개발에 이바지했다. 문 대표는 화학 공정에 필요한 환경 촉매·특수 가스 전문 업체를 운영하며 국가 경쟁력을 높였다. 전 사장은 기술 향상을 주도해 업체를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2019년 KAIST 총동문회 신년교례회에서 진행한다.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