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 인식·비방 목적 인정…표현 저급하고 인격권 침해"
'SK 최태원·동거인에 악플' 누리꾼에 징역형 집행유예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을 허위 내용의 악성 댓글로 비방한 누리꾼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현덕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모(63)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단 댓글들이 모두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풍문을 전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하지만, 허위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가라고 해도 지극히 사적 영역인 데다 표현이 저급하고, 비방할 목적도 충분히 인정된다"며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별다른 확인 없이 댓글을 게시해 피해자의 인격권이 회복 불가능하게 침해됐고 지금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2016년 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자신과 동거인 등에 대해 지속해서 악성 댓글을 단 아이디를 추려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기관은 이 가운데 김씨 등의 신원을 확인해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재벌가 사모님 모임으로 알려진 '미래회' 회장 출신으로, 지속해서 최 회장과 주변인에 대한 악플을 달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최 회장의 동거인에 대한 인터넷 기사에 'A기자가 동거인을 최 회장에게 소개시켜줬다'는 허위 댓글을 다는 등 A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김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직접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