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예고했던 무기한 총파업을 개시 2시간여 앞두고 철회했다. 밤새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27일 새벽 잠정 타결됐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와 노조는 26일 오후 3시부터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는 마라톤 교섭을 벌여 27일 오전 6시50분께 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임단협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잠정 합의안 주요 내용은 △임금 2.6% 인상 △임금피크제 개선 방안 정부에 공동 건의 △서울시와 연계해 노동시간 단축 추진 △사업장 안전 및 공공성 강화 조치 △직원 인권보호 및 차별금지 강화 등이다. 그동안 노조는 7.1% 인상 및 총인건비 제도 폐지, 노동시간 단축, 안전인력 충원 등을 요구해왔다. 20여 차례의 교섭에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13일 쟁의행위 투표에 들어가 찬성 65.1%로 가결한 뒤 총파업을 예고했었다.

파업의 불씨는 남아 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임금피크제 개선 방안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도를 개선하려면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잠정 합의안은 28일 공동교섭단 공동운영위원회의 추인 절차를 거친 뒤 조합원 총투표에 부쳐진다. 조합원 총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면 합의 효력은 사라진다. 노조는 공동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