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선동 혐의로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석방하라는 대규모 집회가 지난 8일 열렸다.

이날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56개 시민단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 전 의원 석방을 요구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이 모였다.

이들 단체는 이 전 의원을 석방해야 하는 근거로 검찰이 입수한 법원행정처 문건에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대표적인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 협력 사례로 기재돼 있다고 했다. 집회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주와 통일을 얘기하는 국회의원들을 거리로 내쫓고 정당마저 해산해 입에 재갈을 물렸다”며 “아직도 통일지사 이석기를 가둬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집회에서 이 전 의원이 옥중에서 보낸 편지도 읽었다. 편지에서 이 전 의원은 “적폐 세력은 촛불의 분열을 위해 많은 계책을 쓴다. 저들의 이간책을 이겨내고 우리는 한 번 잡은 손을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보수단체인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본부’는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무효를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세종문화회관을 지나는 보수단체 시위대를 가리키며 “분단 적폐가 끝났나? 아니다. 아직도 저렇게 발악하고 있다”며 “분단 적폐를 끝내는 길은 이 전 의원과 같은 양심수가 석방돼 이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통일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민주노총 협박에 굴복해 이석기를 석방하면 대한민국 체제 부정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석기 석방’을 구호로 한 민주노총 등의 시위는 사실상 ‘무력 시위’”라며 “지난번 탄력근로제 후퇴로 대통령을 어떻게 겁박해야 하는지 파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