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을 키운 인당(仁堂)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이 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항년 92세.1926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1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의사의 길을 걸어왔다. 6·25전쟁 중 큰아버지인 백인제 백병원 초대원장이 납북되자 유산처럼 남겨진 병원을 재건하기 위해 1961년 백병원 3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서울백병원을 정상화한 뒤 1979년 부산백병원, 1989년 상계백병원, 1999년 일산백병원, 2010년 해운대백병원을 개원했다. 백중앙의료원 의료원장(1979~1998), 인제대 총장(1989~2000),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2000~2014)을 지냈다.유족으로는 부인 박순란 씨와 자녀 수경·계형씨·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도형 숭실대 철학과 교수, 며느리 엄인경 씨·김혜경 인제대 인문문화융합학부 교수, 사위 전병철 인제대 나노공학부 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
1970년대에 국내 소형 모터 시장을 개척한 이해종 성신 회장(에스피지 명예회장)이 6일 별세했다. 향년 92세.이 회장은 1973년 소형 모터 제조회사 성신을 설립했다. 당시 한국에는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소형 모터를 제작하는 곳이 없어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썼다. 이 회장은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인천항과 가까운 경기 부천시에 1만2200㎡ 규모의 복숭아밭을 매입해 공장을 지었다. 일본 모터회사 시나노겐시와 기술을 제휴해 국내 최초로 소형 모터를 만들기 시작했다.성신은 1978년 금성사(현 LG전자) 냉장고에 들어가는 냉기순환 팬모터를 공급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81년부터 삼성전자, 대우 등 국내 대기업에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용 모터를 공급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 보쉬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에도 소형 모터를 수출했다. 성신은 1986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고, 2003년에는 5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설립 당시 매출 2500만원이었던 성신은 에스피지에 합병된 2015년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세계 1등 제품을 만들자. 세계적인 제품이 될 수 없다면 아예 만들지도 말라.”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임직원에게 늘 하던 말이다.‘모터 사관학교’로 불린 성신은 국내 소형 모터 분야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차 협력사인 코스닥기업 에스피지의 이준호 대표는 이 회장의 장남이다. 이 대표는 성신에서 모터 기술과 사업을 배우다 1991년 에스피지를 세워 독립했다.이 회장은 1927년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태어나 흥남공업고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다.유족으로는 배우자인 마용선 여사, 장남 이준호 에스피지 대표, 장녀 이지연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8일이며 장지는 경기 포천이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