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여파로 대입 정시 지원을 놓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이 커지면서 사설 입시컨설팅 업체가 호황을 맞고 있다. 수험생에게 지원 대학을 찍어주는 컨설팅 서비스는 회당 최고 100만원이나 하지만 학부모들의 문의가 쏟아진다고 한다. 반면 교육부가 58억원이나 들여 개설해 놓은 무료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는 ‘무용지물’이다. 5일 어디가에서 각 대학 합격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학별 점수산출 서비스’는 4시간 동안 임시점검을 이유로 중단됐다.1회 상담에 30만~100만원지난달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적통지표가 이날 수험생들에게 배부됐다. 수험생들이 원점수 외에도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대입 정시 지원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사설 입시컨설팅 업체들에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정시모집 가·나·다군에 지원할 대학과 학과 세 곳을 골라주는 비용은 업체에 따라 1회에 30만~100만원 선이다. 고등학교 3학년 1년간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요령, 수시모집 컨설팅 등 ‘종합 컨설팅’을 받으려면 수백만원을 내야 한다.전화상담 1회에 50만원을 받고 있다는 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불수능으로 대입 합격 점수가 예년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수시모집 이월 인원도 변수로 떠오르면서 정시 지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며 “문의전화가 하루 종일 쏟아져 식사도 교대로 하러 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대 전문’ 등 최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특정 학과만 컨설팅해주는 업체도 있다. 한 입시컨설팅 업체는 수능일 직후 의대 입시용 전화 컨설팅 신청이 마감됐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학부모, 수험생들이 학교 수업을 믿지 않은 지 오래됐듯 입시전략도 마찬가지”라고 했다.성적표 배부날 ‘먹통’된 ‘어디가’공교육에서 무료로 대입 상담을 받을 길이 없는 건 아니다. 교육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2016년 58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터넷 무료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를 제작해 운영 중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수험생이 직접 내신과 수능점수를 입력하면 전년도 입시 결과를 바탕으로 합격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고액 사설 입시컨설팅을 받지 않아도 누구나 원하는 대입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하지만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어디가를 이용하기가 불편하고 데이터도 많지 않아 사설 입시컨설팅 업체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어디가에서 각 대학의 합격 여부를 가늠해 보려면 수험생이 일일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뒤 자신의 점수와 전년도 입시 결과를 비교해야 한다. 점수만 입력하면 합격권 대학 명단을 보여주는 사설 업체와 반대다.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정보는 ‘합격컷(각 대학 합격을 위한 커트라인)’이지만 대학들이 공개를 꺼린다”며 “점수맞춤식 분석을 해주면 교육부가 학벌주의나 대학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더구나 성적통지표가 배부된 이날 어디가는 ‘먹통’이 됐다. 어디가의 대학별 점수산출 서비스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임시점검을 이유로 서비스가 중단됐다. 대교협 관계자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사이트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구은서/정의진 기자 koo@hankyung.com
2019 수능 만점자가 공개되면서 입시업체들의 장학금 마케팅도 한층 치열해졌다. 5일 2019년도 대학 수학능력 시험 성적이 공개됐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전국 9명으로 재학생 4명·재수생 5명으로 문과 3명·이과 6명이었다. 이와 함께 수능 만점자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입시 업체들의 눈치 작전도 시작됐다. 메가스터디, 이투스, 스카이에듀 등 온라인 강의 업체들과 대성학원 등 재수학원에서는 벌써 자사 출신 수능만점자들로 홍보를 시작했다. 예비 수능만점자들과 장학금 계약을 맺고 공부법, 인터뷰 등을 공개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숨겨진 수능 만점자 수강생을 찾기 위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장학금과 최신형 노트북 지급까지 내걸고 있다. 여기에 '독점계약'이라고 해서 자신의 업체에서만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경우 장학금 외에 추가로 계약금을 지급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한 입시학원 마케팅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만점을 받은 학생이 여러 업체에서 수강할 수 있는데, 개인정보를 활용해야 하는 부분인 만큼 따로 독점계약을 맺어야 얼굴과 사진을 공개할 수 있다"며 "익명으로만 나온 건 아직 계약이 안 된 거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2019년 수능만점자에게 메가스터디와 스카이에듀는 2000만 원, 이투스는 1000만 원의 장학금을 내걸었다. 가령 만점자가 세 업체의 강의를 모두 들었을 경우 5000만 원의 장학금 수령도 가능한 것. 때문에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능 만점자 마케팅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학원가에서는 "독점 계약을 맺는다고 해서 우리 강의만 들었다고 거짓말을 강요하진 않는다"며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9 수능 등급컷을 확정 발표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국어 영역의 경우 1등급 132점, 2등급 125점, 3등급 117점, 4등급 107점 등이 구분점수로 분석됐다. 수학 가·나형과 영어의 4등급 커트라인은 각각 110·108과 60점으로 나타났다.2019 수능 등급컷 중에서도 국어 영역은 1~3등급 간 격차가 미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1등급과 2등급 커트라인 점수 차가 7점, 2등급과 3등급은 8점에 불과하기 때문. 국어영역 만점자가 지난해 0.61%에 비해 크게 떨어진 0.03%를 기록하며 '불수능'임을 알 수 있었다. 반면 한국사의 경우에는 1등급 비율이 36.52%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오는 5일에는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성적 통지표가 배부될 예정이다. 이번 수능 응시자는 총 53만 220명이며 재학생이 39만 9910명, 졸업생은 13만 310명이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