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은 장기전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과 중국에 상품을 수출하거나 운송하는 업체, 양국에 진출해 있는 업체들은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美·中 무역전쟁 장기화…국내 中企, 공장 규모 줄여라"
정인교 인하대 교수(사진)는 21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경제포럼 조찬간담회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중소기업’이란 주제강연을 통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와 중국의 시진핑, 누구도 양보하기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 들어갔고 휴전은 가능하지만 종전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지만 승리한다는 시나리오는 없다”며 “수단과 방법을 쥐고 있는 쪽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한국은 최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 국가”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중국제조 2025년의 10대 중점사업’은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산업 등 세계 대부분의 국가, 특히 한국이 목표로 하는 4차 산업 내용과 겹친다”며 “틈새시장을 찾고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면서 국가 간 관계에서 철저한 실리 위주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정 교수는 “그동안 중국에서 1차 화물을 적재한 뒤 부산항에서 환적해 미국으로 갔지만 올 들어 중국에서 화물을 실어 바로 미국으로 운송하는 경우가 90%에 이른다”며 “글로벌 공급망을 잘 살피고 외국화주와 선사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중국 국유기업 1차 밴드(협력업체)는 거의 없고 겨우 일부분 기업이 2차 밴드로 자리잡아 미·중 무역전쟁으로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업청산법 등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공장 규모를 줄이고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