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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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심해진 고농도 초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은 자동차 등 국내 요인이 더 크다는 정부와 서울시 발표를 놓고 시민들이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상황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갑작스레 미세먼지가 증가했다면 이는 외부 유입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 사태는 국내 기상상태와 산업 환경적 요인이 맞아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게 환경 전문가의 설명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6일 하루 최고 103㎍/㎥에 달했던 미세먼지는 자동차나 발전소 등에서 뿜어내는 국내 발생 대기오염물질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발표했다. 초미세먼지의 주성분으로 디젤 차량이나 건물 난방 시 발생할 수 있는 질산염의 농도가 3.4배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외요인으로 지목되는 황산염의 농도도 3.3배 증가했지만, 증가량 자체는 질산염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연구원측은 “국내 대기 정체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 상태에서 북풍 계열의 기류로 인한 국외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환경 전문가인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미세먼지 사태는 중국 등의 외부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원인은 매번 달라질 수 있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박 교수는 “대기가 정체된 데다 습한 날씨가 지속됐고, 온도가 떨어지면서 지면에서 발생한 오염 물질이 대기로 빠져나가질 못했다”며 “자동차나 빌딩 난방으로 인해 발생한 질소산화물이 대기에 있는 수분과 반응하면서 질산염이 됐고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유입에 대해서도 그는 “중국 베이징 등에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이 서울까지 오려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데 현재 한반도의 대기 정체 상태에서는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같은 농도여도 습도가 높은 상황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건조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유해도가 다르다”며 “이번처럼 습도가 높은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가리는 마스크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