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공사 밝혀…강한 폭발 원인은 '미궁'
"폭발때 저유조 덮개에 충돌해 소화장치 1개 망가져"
대한송유관공사는 8일 고양 저유조 휘발유 탱크 폭발 사고에 대해 "폭발로 저유조 덮개 역할을 하는 콘루프가 날아가며 저유조 내부 폼액 소화장치와 충돌해 소화 시설이 정상 작동 못했고, 결국 초진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송유관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1시께 공사 상황실 직원은 폭발음을 듣고 폐쇄회로(CC)TV로 현장을 확인하며 폼액 소화장치 작동 버튼을 눌렀다.

불이 난 휘발유 탱크 안에는 진화용 폼액을 투입하는 장치가 2개 설치된 상태였다.

작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물과 폼액이 섞인 소화 용액이 탱크 윗부분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폭발 여파로 옆쪽으로 날아간 콘루프가 떨어지며 한쪽 소화설비 일부를 건드려 장치 두개 중 하나가 비정상 작동했다.

송유관공사 관계자는 "둘중 하나는 정상 작동했고, 나머지 하나는 폼액 설비가 찌그러지며 일부만 폼액이 내부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밖으로 흐르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후 추측이기는 하지만, 만약 폼액 투입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질식소화 방식으로 초기 진화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유관공사 측은 사고 초기 1시간 반 동안 6천ℓ의 폼액이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콘루프가 날아갈 정도로 강한 폭발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예상되는 원인조차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오전 10시 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ℓ 중 남은 물량을 다른 유류탱크로 빼내는 작업과 진화작업을 병행한 끝에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 58분께 완전히 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강 이남에서도 검은 연기 기둥이 보일 정도로 불길이 거세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경찰, 소방, 국과수, 가스안전공사는 이날 오전부터 합동 감식을 통해 사고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