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다음날 점심 해장? 이대리는 '힐링카페' 간다
여의도 한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김모씨는 회식 다음날이면 점심시간에 팀원들과 해장을 하는 대신 ‘힐링 카페’에 간다. 낮잠을 자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 ‘멍 때리기’도 한다. 김씨는 “아침 8시 회사에 나와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데 휴식 시간만큼은 혼자 누리고 싶다”며 “1주일에 한두 번은 간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힐링(마음의 치유)’을 찾아 나서는 밀레니얼 세대 덕분에 새롭게 뜨는 시장도 있다. 안마의자 등을 갖춰놓고 음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힐링 카페가 대표적이다. 2015년 4월 서울 홍익대 앞에 첫 매장을 연 미스터힐링은 창업 3년 반 만에 가맹점 수가 100개를 넘어섰다. 이곳에선 1만3000원을 내면 50분간 안마의자에 앉아 자거나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박정훈 미스터힐링 매니저는 “처음엔 20대 대학생 사이에서 이색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장소로 입소문이 났는데 2016년부터는 직장인 수요가 늘어 종로 마포 등 사무실이 많은 지역에 지점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식 다음날 점심 해장? 이대리는 '힐링카페' 간다
수면만을 위한 공간으로 차별화한 ‘수면 카페’도 생겨나고 있다. 캠핑지 또는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는 해먹과 산소공급기를 설치해놓고 효율적으로 쪽잠을 잘 수 있게 꾸민 곳이다. 인근에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CGV 여의도점은 지난 3월부터 ‘프리미엄 시에스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월~목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이용료 1만원을 내면 프리미엄 상영관에서 낮잠을 잘 수 있다. CJ CGV 관계자는 “주말 직후인 월요일보다는 하루 일과에 지쳐갈 때쯤인 목요일에 이용객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 관계자는 “지금 당장 빠르게 쉬는 것에 대한 선호가 밀레니얼 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듯 빠르게 휴식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