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첫 현장일정으로 세종 초등학교서 학부모 간담회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 방안에는 "모든 학생 적용, 적절치 않아"
유은혜,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 이어 "초 1∼2도 허용 필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 허용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놓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오후 3시 하교 방안에 대해서는 모든 학생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5일 세종시 참샘초등학교에서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해 교육 현안에 대한 학부모 질의에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지난 2일 취임한 유 부총리의 첫 교육현장 방문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안성현 씨는 "유치원은 허용하는데 초등 1∼2학년은 방과 후 영어가 금지돼 있어 영어와 멀어지거나 학원으로 가야 한다"며 "공교육정상화법은 선행학습을 규제하는 것이지만 유치원을 허용하면 초등 1∼2학년(방과 후 영어교육)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어가 3학년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된 초등학교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1∼2학년에게 수업시간과 방과 후 활동 시간에 영어를 가르칠 수 없다.

유치원은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고려해 유치원에도 같은 규제를 적용하려다 반발이 심해지자 학습이 아닌 놀이 중심의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과도한 교육, 지식 전달 위주 영어수업때문에 (초등 1∼2학년은) 방과 후 수업도 금지한 것"이라며 "놀이·체험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는 (유치원과 영어교육과의) 연속성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방향은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정치권 역시 놀이 중심으로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11월부터 (법 개정 여부를)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유은혜,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 이어 "초 1∼2도 허용 필요"
이날 간담회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놓은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 방안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학부모 이미라 씨는 "저출산, '직장맘'의 육아 고충 등 사회적인 문제 때문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며 "(현재 돌봄은) 아이들이 방치되는 수준인데 강사들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오후 3시까지) 수업할 수 있다면 몰라도 사회적 문제때문에 아이들을 3시 하교시키는 것은 반대"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의무적으로 3시까지 모든 학생이 (학교에) 남아있도록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현장이나 선생님, 부모님 의견을 종합해 선별적으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교 시각이 3시로 결정된 것은 아니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협의해 현실에 맞는 대책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학교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지적과 건의도 이어졌다.

참샘초교 김영진 교사는 "저희 반만 해도 24명 중에 22명이 한글을 알고 왔을(입학했을) 만큼 아이들의 출발선이 이미 다르다"며 "유치원에서 뛰어 놀게만 하고 초교부터 한글을 시작하라는 것은 모순이므로 유치원에서도 놀이를 통해 한글 자·모음을 익힐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유치원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 돌봄 교실 내실화 ▲ 체험학습 확대 ▲ 등하교 안전 도우미 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 부총리는 "공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중"이라며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아이들의 출발선이므로 출발선상에 있는 아이들이 격차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