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저녁 문화제 연 뒤 79일 만에 분향소 자진 철거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마지막 분향'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 희생자 추모를 위해 서울 대한문 앞에 5년만에 다시 차려졌던 추모 분향소가 79일만인 19일 자진 철거됐다.

최근 쌍용차 노사가 해고자 복직에 합의하고, 정부가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등 쌍용차지부의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존중한 데 따른 것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범대위는 이날 오후 7시 마지막 문화제를 연 뒤 대한문 앞 분향소를 자진 해체했다.

"당신과 함께여서 행복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날 문화제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제는 세상을 떠난 쌍용차 조합원 30명의 넋을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됐으며 이어 각종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은 "수많은 분이 성금을 모아주셨고 대한문에 와서 눈물을 흘려주셨다.

이분들의 힘이 있어서 (복직) 합의에 이르렀다"며 "그 연대의 힘을 어디에 있다 하더라도 잊지 않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호규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은 "'마음 모아 힘 모아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늘 쌍용차 집회 때마다 외쳤다"며 "수많은 사람이 쌍용차에 마음을 모아줬고 힘을 모아줘서 해고노동자들이 이렇게 (복직이) 됐다"며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마지막 분향'
문화제에 참석한 이들은 "함께 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연대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쌍용차 노동자들은 화분 250개를 마련해 '함께'라는 글자 모양으로 상징물을 제작했으며 문화제가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화분을 선물했다.

서로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는 등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희생자 영정 앞에서 마지막 분향을 진행했다.

이어 9시 25분께 김득중 지부장은 직접 사다리에 올라 천막 위에 붙어있던 현수막을 뜯어냈으며 쌍용차 노동자들은 분향소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 수십 명은 분향소 해체가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대한문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자리를 지켰다.

쌍용차지부는 오는 20일 저녁 6시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보고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재판거래 책임자 처벌, 손해배상가압류 완전 해결 등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