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거쳐간 삼성서울병원, 차분한 분위기 속 진료 계속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3년여만에 발생한 가운데 확진 환자 A(61)씨가 거쳐 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은 8일 오후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9시께 응급실 안에서는 환자 40여명이 진료를 받고 있었고 로비에서는 환자와 보호자 10여명이 마스크를 쓴 채 의료진의 호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스크는 메르스 환자가 내원했었기 때문에 배포한 게 아니라 감염 등을 우려해 병원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배부하는 것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 측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이곳에 입원했었다는 안내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은 뉴스로 소식을 접해 이를 알고 있는 듯했다.

응급실 로비에 설치된 TV는 관련 보도가 나오는 뉴스 채널에 맞춰져 있었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기사를 읽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전날 입원한 남편을 만나러 온 한 모(63) 씨가 "메르스 환자가 여기에 왔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놀라자 이미 뉴스를 본 딸이 "격리돼 있어서 괜찮다고 하더라"며 안심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환자를 태우고 응급실에 들렀다 나온 한 사설 구급차 운전자는 "평상시 병원 분위기와 다를 게 없었다"고 귀띔했다.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불안해하는 방문객들도 있었다.

응급실에 입원한 어머니를 데리러 온 송 모(53) 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메르스 환자가 다녀갔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다른 병원을 갔을 텐데 찝찝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쿠웨이트에 출장을 갔다가 7일 귀국한 A씨는 당일 오후 7시 22분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선별격리실에 있다가 8일 0시 33분께 국가지정격리 병상인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옮겨졌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5월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 초동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