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일 제1회 '생명나눔 주간' 열려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을 받고자 대기 중인 환자는 3만명 이상에 달하지만, 뇌사 장기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해 장기기증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누적 장기이식 대기자는 2017년 3만4천187명에 이르지만, 장기기증자는 2천897명에 불과했다.

기증자를 구체적으로 나눠보면 생존시 기증자가 2천338명이고, 뇌사기증자는 515명에 그쳤다.

사후 각막기증자는 44명이었다.

우리나라 뇌사 장기기증자는 인구 100만명당 9.95명꼴로 스페인(46.9명), 미국(31.96명), 이탈리아(28.2명), 영국(23.05명) 등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장기·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기증희망등록에 서약한 사람은 2017년 누계 207만8천473명으로 전체 국민의 약 2.6%에 그쳤다.

질병관리본부는 생명나눔 인식을 제고하고 기증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10∼16일 제1회 '생명나눔 주간'을 맞아 유공자 포상, 학술대회, 음악 페스티벌, 포럼,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먼저 12일 서울 연세대 유일한 홀에서 열리는 '생명나눔 주간 선포식 및 KODA(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글로벌 포럼'에서는 이탈리아의 고(故) 니콜라스군(君)의 아버지 레그그린(Reg Green)씨와 지난 1월 한국인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로 떠난 미얀마 출신의 고 원톳쏘(Win Htut Zaw)씨의 누나 띠다뇌(Thidar Nwet)씨 등 유가족 인터뷰와 사례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레그그린씨는 1994년 이탈리아 가족여행 중 아들 니콜라스군이 강도의 총격으로 뇌사상태에 빠지자 아들의 장기기증을 결정,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장기기증 건수는 두 배로 증가했고,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각층이 기증서약을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를 '니콜라스 효과'라고 부른다.

미얀마에 사는 띠다뇌씨는 올해 1월 한국 자동차공장에서 근무하던 동생 윈톳쏘씨가 작업 중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뇌사상태에 빠지자 한국에 동생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 4명의 한국인에게 새 생명을 줬다.

생명나눔 주간은 2017년 12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장기 등 기증자의 이웃사랑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생명나눔 문화를 확산하고자 매년 9월 중 두 번째 월요일부터 1주간으로 지정됐다.
장기이식 대기자 3만명 넘는데 뇌사장기기증자는 500여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