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유병률 1% 추정…조기 치료가 중요"

국내에서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가 약 10만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다만 조현병 유병률이 '인구의 1%'라는 점을 참작하면 실제 국내에는 약 50만명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현병(질병코드 F20)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2년 10만1천명에서 2017년 10만8천명으로 최근 5년간 약 7%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실제 환자가 늘었다기보다는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향상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조현병 유병률을 고려해봐도 현재 집계된 환자는 현실과 다르다고 봤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유병률은 지리, 문화적 차이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 정도로 일정하게 나타난다"며 "이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약 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현병 환자가 소폭 늘어났지만 유병률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로, 이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공식 집계' 조현병 환자 10만8000명… "실제 50만명 추정"
작년 조현병 진료 인원을 성별로 보면 남성 환자는 5만 명, 여성은 5만8천 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2만8천694명, 26.7%)가 가장 많았고, 50대(2만3천66명, 21.4%), 30대(2만589명, 19.1%) 순이었다.

남성과 여성 모두 40대 환자의 비중이 가장 컸다.

남성은 40대(1만4천801명, 26.7%), 50대(9천745명, 21.4%), 30대(1만430명, 19.1%) 순이었고, 여성은 40대(1만3천893명, 29.5%), 30대(1만159명, 20.8%), 50대(1만3천321명, 19.4%)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40대 환자의 경우 이전에 발병한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며 통계에 잡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현병은 대개 15~25세 사이 발병하며, 40대 이후에 조현병이 처음 발병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조현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15년 정도 기대수명이 짧은 것으로 보고돼 고령층 환자도 적은 편이다.

한해 조현병으로 인한 전체 진료비는 3천619억원으로 보고됐다.

72.4%가 입원진료비(2천620억원)에 해당한다.

조현병은 망상, 환청,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적 질환을 말한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조현(調絃)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

조현병은 사회적 인식과 달리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장애 없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적기를 놓치거나 임의로 치료를 중단할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조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조현병이 만성화돼 사회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