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측 뒷돈' 전직 경찰 간부 "공직 생활 이렇게 끝나 부끄럽다"
'노조와해' 삼성전자 자문위원 "난 방조범에 불과"… 혐의 부인
삼성의 '노조와해' 계획 수립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전문위원 측이 법정에서 '방조범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삼성전자 전문위원 송모씨의 변호인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공동정범으로 기소했지만, 피고인은 기껏해야 방조범"이라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 보좌관 출신인 송씨는 2014년 초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자문 계약을 맺고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실행하는 데 주도적으로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송씨가 금속노조 집행부 동향을 수시로 파악하고 예상 동향을 분석한 뒤 '노조활동 = 실업'이라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식으로 삼성 임직원과 함께 노조와해 공작을 벌인 것으로 파악했다.

송씨는 이날 재판에서 "내가 한 일 중 위법한 게 있으면 벌을 받겠지만, 법에 근거한 판단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하면서 6천만원 상당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간부 김모씨의 변호인은 삼성 측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액수는 공소사실보다 적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노동 담당인 피고인이 양측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면서 실비 차원에서 돈을 받은 적은 있지만, 거액을 받은 건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 역시 "공직 생활을 32년 했는데 끝내 이렇게 돼서 나 자신과 조직에 부끄럽다"며 "공소사실에 맞는 부분이 있고 틀린 부분이 있는데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