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대처 허술…전문가 "법으로 청원경찰 의무화해야"
1년여 사이 경북서만 금융기관 강도 3건… 모두 청원경찰 없어
도심과 떨어진 곳에 있는 소규모 금융기관에서 강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경북에서만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년 3개월 사이에 모두 3건이 발생했지만 금융기관 대처는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께 영주 모 새마을금고에 복면하고 검은색 안경을 쓴 남자가 들어와 흉기로 직원을 위협한 뒤 4천300만원을 가방에 담아 도주했다.

당시 남자직원 2명과 여자직원 2명이 있었다.

청원경찰 등 보안요원은 없었다.

지난달 5일 영천 한 새마을금고 분소에서도 복면강도가 흉기를 들고 침입해 현금 2천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그때도 보안요원은 없었다.

지난해 4월 20일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인근 마을에 살던 40대 남성이 권총을 들고 침입해 현금 1천563만원을 빼앗아 4분 만에 달아났다.

지점에는 남녀 직원 3명이 근무했고 남자 직원 1명이 강도와 잠시 몸싸움을 벌였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지점에도 역시 보안요원은 없었다.

금융기관들은 강도 사건을 막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보안요원 충원에는 비용 문제 등을 들어서 소극적이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보안요원이 있다면 아무래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금융기관은 비용을 고려하다가 보니 작은 지점까지는 보안요원을 배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한태천 경운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금융기관에 청원경찰을 두는 편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금융기관 처지에선 비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 생각처럼 금방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금융기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론 형성을 통해 청원경찰을 두는 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