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김씨, 전기 이발기로 삭발…경찰, 명확한 이유는 '글쎄'
강진 여고생의 삭발 미스터리… 퍼즐 한조각 찾았다
머리카락 한 올도 남기지 않고 삭발 된 채로 발견된 강진 여고생 A양의 삭발 미스터리에 대한 퍼즐이 일부 맞춰졌다.

무더위에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머리카락이 한 올도 남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았다.

강진경찰서는 6일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피의자 김모(51)씨의 집 다용실에서 일명 '바리캉'으로 불리는 전기 이발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가 왜 A양의 머리카락을 모두 삭발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혹여 시신이 발견되더라도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였을 거라는 추정이 나온다.

경찰은 범인의 집에서 이발기를 찾아냈고 이 이발기에서는 A양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경찰은 김씨가 전기이발기를 이용해 A양의 머리카락을 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CTV 조사에서도 김씨가 낫과 함께 전기면도기를 챙긴 장면이 확인됐다.

전기이발기는 김씨가 2년 전 인터넷에서 구입한 것으로 김씨 본인이나 아들들의 머리카락을 깎는 용도로 사용했다.

전기이발기의 날 부위와 소켓 부위에서 김씨 아들의 유전자가 A양의 유전자와 함께 혼합해 검출됐다.

경찰은 김씨가 A양을 삭발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그 이유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할 의도라는 추정도 가능하지만 시신 일부만 있어도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 파악이 가능한 만큼 의문은 여전하다.

특히 산에 시신을 노출한 채 유기한 범인이 굳이 A양의 머리카락만 없애고 특정 부위는 그대로 둔 이유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피해자에게 변태적 행위의 하나로 머리를 깎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살해한 시신을 직접 삭발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데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일단 증거를 없애기 위해 한 행동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