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옷차림 시민 1천여명, 고잔역∼합동분향소 걷기

세월호 참사 후 네 번째 봄을 맞은 16일 경기 안산 일대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노란 물결로 가득 찼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을 앞둔 오후 1시 고잔역을 출발해 기억교실이 있는 안산교육지원청, 단원고등학교, 생명안전공원(추모공원) 부지를 거쳐 화랑유원지 내 합동분향소까지 3.3㎞를 걷는 국민 추모행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가 시작됐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4주기 추모행진
경찰 추산 1천여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은 검은색과 흰색 옷차림을 하고,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손팻말을 들거나 노란 팔찌와 손수건 등으로 세월호를 상징하는 추모 물품을 착용한 채 걷기에 나섰다.

긴 행렬을 이룬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추모행진 중 단원고에 이르러서는 정문 주변에 헌화하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으며, 추모공원 부지에서는 바람개비를 꽂는 퍼포먼스를 통해 추모공원의 조속한 건립을 기원했다.

백재호(37·서울 서대문)씨는 "아직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규명이 끝난 게 아니므로 유족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오늘 행진에 참여하게 됐다"라면서 "행진 중 단원고에 들렀는데 주변에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설치된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장정희(52·여·수원)씨는 "같은 부모다 보니 자식 잃은 부모의 절절한 마음이 공감된다"라며 "살릴 수 있었지만, 살리지 못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며 걸었다.

진상규명이 되는 날까지 함께하겠다"라고 전했다.

출발 1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2시 30분께 걷기 행렬이 화랑유원지에 들어서자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볐다.

무대 앞에 마련된 5천여 석이 가득 차 일부 추모객들은 양옆에 늘어서서 행사를 보거나 돗자리를 펴 앉기도 했다.

한편 추모행사의 본 행사인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은 오후 3시 추도 영상 '다녀왔습니다' 상영을 시작으로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