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화장실 긴급출동 2∼5배 급증…출동 99% '장난·오인'
"여성 화장실 긴급 상황 대비해 장난·소란 자제 해야"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께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변 공원 여자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 경보가 작동했다.
비명 감지 화장실 비상벨 고성·장난에 '오인 출동' 속출
비상벨은 비명, 폭행·구타 소리와 같은 이상 음원에 반응해 지방경찰청 112상황실로 자동 연결된다.

성폭행이나 강도 같은 강력 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인 '코드0' 출동 지령을 받은 인접 순찰차 2대가 급파됐다.

'코드0'는 경찰의 112 신고 대응 5단계(0∼4) 중 이동범죄나 살인, 강도 등 강력 범죄 현행범 상황에 해당하는 최긴급 지령이다.

그러나 경찰이 서둘러 출동한 현장은 강력 범죄 현장이 아니었다.

대신 인사불성의 취객 2명이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

이들 취객의 고성으로 비명 감지 비상벨이 작동된 것이다.

범죄 의심점이 없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주취자들을 안전 조치하고 돌아왔다.

봄철 따뜻한 날씨 속에 공원이나 유원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나들이객들이 늘면서 공공화장실에 설치된 비명 감지 비상벨이 취객의 소란이나 장난으로 작동하는 '오인 출동'이 속출하고 있다.

지구대 관계자는 "벚꽃이 피는 봄에 나들이하는 인파가 많은데 일부 주취자들의 소란이나 청소년들의 장난으로 화장실 비상벨 긴급출동 건수가 많이 늘었다"면서 "인력이 없는 야간에 동일한 지점을 두세번 출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비명 감지 화장실 비상벨 고성·장난에 '오인 출동' 속출
15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공원 여자화장실 비상벨 신고 건수는 49건이다.

지난 3월에도 104건에 달했다.

통상 겨울철 (12∼2월) 한 달 신고 건수가 20∼40건인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가량 신고가 급증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지난 13일까지 비상벨 출동 153건중 실제 강력 범죄와 이어진 경우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동 건수 중 85.6%(131건)는 취객이나 소음으로 인한 '오작동'이었다.

장난·실수로 인한 출동도 13.7%(21건)이다.

비상벨 긴급출동의 99.3%가 실제 범죄 상황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112종합상황실 관계자는 "화장실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피해 예방과 신속한 검거를 위해 긴급출동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명 감지 화장실 비상벨 고성·장난에 '오인 출동' 속출
경찰 관계자는 "시민의식이 결여된 사람들로 인해 정말 긴급한 상황에서 출동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화장실 내부나 주변에서 소란이나 장난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