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알고 복용하면 더 좋은 '우황청심원'
중요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긴장을 풀기 위해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을 먹는 모습은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 생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능, 입사면접 등 긴장을 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주위에서 우황청심원을 권하곤 한다. 하지만 우황청심원을 '긴장감 완화 약' 정도로 알고 있고, 제대로 된 효능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에게 친숙한 우황청심원이지만 약(藥)인 만큼 제대로 알고 복용해야 한다.

처방의 이름은 그 처방에 포함되는 주요 약재나 효능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황청심원이란 처방은 '우황(牛黃)'이 주된 약물이며 효능은 '청심(淸心·심장의 화를 제거)'인 환약이라는 의미다. 우황은 소의 담낭에 생긴 결석을 건조해 만든 약재로 열을 내리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우황청심원은 뇌 질환, 중풍성 질환, 심장성 질환, 신경성 질환 등 치료에 쓰인다.

우황청심원은 한방 명약이다. 동의보감에는 '중풍으로 인해 쓰러진 후 갑자기 인사불성이 되면서 정신이 혼미할 때' 사용하는 구급약으로 명시돼 있다. 조선 왕실에서도 친교를 위해 중국에 보낼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하지만 우황청심원의 약효를 과대평가해서 아무런 병증이 없는데도 '먹어두면 좋겠지' 하는 생각으로 오남용을 하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

우황청심원이 일부 신경안정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황청심원은 구급약으로서 약재의 효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복용시 신경이 과도하게 안정되면서 졸음이 올 수 있다. 반대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긴장감이 커지는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우황청심원과 같은 응급약은 사람에 따라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복용 전 한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우황청심원과 우황청심환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연히 말하면 둘은 다른 존재다. 우황청심원은 한의학, 우황청심환은 중의학 처방에 따른 한약이다. 국내 출시된 우황청심원은 우황, 사향, 용뇌, 서각, 대두황권 등 총 30종류의 약재가 들어간다. 중국의 우황청심환은 우황, 당귀 등 총 5~10종의 약재가 함유되어 처방의 구성과 약효가 다르다.

입사 면접 시즌이 돌아왔다. 과도한 긴장이 면접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우황청심원을 떠올릴 수도 있다.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1주일 전 미리 복용해보고 효과를 살펴본 후 복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