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취임 후 첫 대학 특강
“여러분이 취업문제로 고심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과거와 달리 세계 무대에서 여성 인재에게 기회가 많이 올 것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은 9일 서울 이화여대 이삼봉홀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더 넓어진 세계 무대에서 여성 리더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이 취임 이후 대학을 방문해 강연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화여대 초청으로 열린 이날 특강에서 ‘한반도 정세와 글로벌 외교’를 주제로 최근의 한반도 정세 변화를 비롯해 외교 다변화 등 외교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강 장관은 이날 한 이화여대 재학생이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어떻게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냐”고 묻자 “지정학적 위치는 우리의 운명”이라며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정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남북한 대화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확보하고 우리 정부도 북핵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가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의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한반도에도 지난 몇 년간 긴장 고조의 흐름이 멈추고 평화의 싹이 자라나는 봄기운이 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미투’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뒤로 가면서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인재가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화여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非)외무고시 출신 외교부 첫 여성국장, 한국 여성 최초의 유엔 최고위직을 거쳐 작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에 올랐다.

이날 특강에는 이화여대 재학생과 교직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강 장관을 보기 위해 몰려온 재학생 600여 명이 강연 30분 전부터 강연장 밖에 줄을 서는 등 장사진을 이뤘다. 결국 200여 명은 강연장 밖에 서서 강연을 들어야 했다. 이날 강연은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강 장관은 이날 이화여대 강연을 시작으로 각 대학을 찾아 젊은 층과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