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레고 창업주' 크리스티얀센
1934년 목각 인형을 파는 덴마크의 작은 장난감 가게에 ‘레고(LEGO)’란 간판이 걸렸다. 레고는 덴마크어 ‘잘 놀다(Leg Godt)’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완구 브랜드 레고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가게의 주인은 목수 출신인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 1891년 4월7일 덴마크 빌룬 북부 필스코프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의 열째 아들이던 크리스티얀센은 간신히 고등학교를 마친 뒤 목수 일을 배워 목공소를 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불장난으로 불타버렸다. 다시 취업해 번 돈에 빚까지 얻어 목공소를 새로 열었지만 마침 대공황이 터졌다. 생활소품과 가구 등을 제작하고 남은 자투리 나무토막으로 장난감을 만들었다. 그렇게 세상에 등장한 레고는 꽤 인기를 모았다.

레고가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 서로 결합할 수 있는 올록볼록한 모습을 갖춘 건 1958년이다. 아버지의 일을 돕던 셋째 아들 고트프레드가 똑딱단추 원리를 적용해 디자인을 개선한 게 지금 모습의 레고 블록이다. 그해 크리스티얀센은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레고는 2000년 전후 사업다각화 실패와 디지털 게임기의 강세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때 전사적으로 되새긴 것이 “최고만이 최선”이란 창업주 크리스티얀센의 신조였다. 완벽을 추구하는 창업주의 철학을 모토로 삼아 기본으로 돌아간 레고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