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자녀들 마스크 씌워 보내고 '발 동동'…교육당국 대책회의
최악 미세먼지에 실외수업 취소… 학부모들 "더 적극 대처해야"
전국에서 극심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는 실외수업을 취소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학부모들은 등교하는 자녀들에게 마스크를 챙겨 보내면서 휴교나 단축수업 등 더 적극적인 조처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서울에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사흘째 이어지자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실외수업을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미세먼지 상태가 경고 단계로 넘어가면 임시휴업을 권고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미세먼지와 관련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추가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미세먼지 상황이 심각해 일단 실외수업 금지 지침을 각 학교에 전달했다"며 "상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매뉴얼에 따라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도 실외 수업과 활동을 자제하라고 각급 학교에 안내했다.

도교육청은 소통알리미를 통해 각급 학교 미세먼지 업무 담당자와 관리자에게 "에어코리아 앱이나 홈페이지, 충북보건환경연구원 홈페이지상의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 확인하고, 기관 내에 상황을 전파하라"고 전했다.

또 "실외수업과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교실 창문을 닫아 바깥공기 유입을 차단하라"고 강조했다.

학생 외출 시 마스크 쓰기, 물걸레질 청소, 학부모에게 미세먼지 조치사항 통보 등도 알렸다.

다른 시·도 교육청도 실외수업 자제 등 미세먼지 대응 지침을 각 학교에 내려보냈다.

교육부는 미세먼지 대응 통합매뉴얼에 따라 일선 학교가 적절히 대응하도록 해 달라고 각 교육청에 당부했다.

아직은 미세먼지 때문에 임시휴교한 학교는 없을 것으로 교육부는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교육부는 실외활동(수업) 자제 요건을 강화하고 학교가 실내 미세먼지 기준을 지키도록 하는 등 대응조치를 정비해 미세먼지 대응 실무 매뉴얼을 개정한 바 있다.

새 매뉴얼에 따르면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 이상일 경우 각 학교와 유치원은 바깥놀이, 체육활동, 현장학습, 운동회 등을 실내 활동으로 대체하는 등 실외수업을 자제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 쓰기, 손 깨끗하게 씻기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동요령을 알려주고, 창문닫기, 빗자루질 대신 물걸레 청소를 하는 등 실내 공기질도 관리해야 한다.

학교는 보호자 비상연락망이나 누리집을 통해 조치상황을 공지한다.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는 미세먼지 담당자를 지정해 고농도 미세먼지 예·경보를 항상 확인하고, 교육청은 학교·유치원과의 핫라인을 꾸려 미세먼지 관련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한다.

미세먼지 상황이 더 나빠져 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각 학교는 천식이나 아토피 등 미세먼지에 민감하거나 고위험군인 학생에 대한 관리대책을 이행하고, 교육청은 필요할 경우 등·하교와 수업시간을 조정한다.

희뿌연 미세먼지 속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송모(46·여)씨는 "미세먼지가 너무 심각한 것 같아 오래전에 사둔 마스크를 꺼내 아이들에게 씌워 학교에 보냈다"며 "실외수업은 안 하겠지만 이런 날 학교에 가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부모 커뮤니티를 비롯한 인터넷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줄을 이었다.

한 학부모(아이디 'nato****')는 "학교에는 공기청정기가 없다는데 우리 아이들 불쌍하다"며 "휴교령을 내리든지 아니면 공기청정기 의무화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다른 누리꾼('yzmr****')은 "미쳤다.

이런 날은 모두 휴교해야 한다"고 격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