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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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되는 등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직접 조사를 앞두고 막판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7일 오전 10시 이 전 의원을 불러 그가 대선 직전인 2007년부터 기업 등 민간에서 거액의 불법자금을 받아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 등을 캐묻고 있다.

승용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탄 채 검찰 청사로 들어온 이 전 의원은 '이팔성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느냐', '동생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환을 앞두고 있는데 심경이 어떠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가 연방 터지자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만사형통'(모든 일이 형을 통한다), '상왕' 등의 말이 나올 정도로 실세로 통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으로부터 대선자금·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압수수색해 그가 2007년 10월 이 전 의원에게 8억원, 2007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변호사에게 14억5천만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메모와 비망록 등을 확보했다.

또 이 전 회장이 전달한 금품이 성동조선 등 기업으로부터 나온 정황도 포착해 추적 중이다.

검찰은 김소남 전 국회의원의 4억원대 공천 헌금 의혹, 중견기업 대보그룹 및 ABC 상사의 수억원대 불법자금 제공 의혹 등도 이 전 의원이 사실상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같은 자금 전달의 '통로' 역할을 한 혐의로 MB 정부 '실세'로 통하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 회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 등을 압수수색하고 일부를 소환 조사했다.

이 전 의원은 2011년 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월 26일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는 입장만 밝힌 뒤 건강을 이유로 조사가 어렵다는 뜻을 밝혀 4시간 만에 귀가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의원의 소명을 들은 뒤 14일로 예정된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대비한 수사 내용 정리 등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