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달라지는 채용] "블로그·SNS에 꾸준히 음악 글 썼죠"… "中1 때부터 컴퓨터 프래그래밍 독학"
김세철 씨(27)는 지난해 여름 ‘네이버 서머(summer) 인턴십’을 거쳐 서비스 기획 직군 정직원으로 최종 전환됐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그가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에 합격할 수 있었던 건 음악에 대한 꾸준한 관심 덕이다.

김씨는 평소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음악 관련 글을 꾸준히 써 왔다. 그는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관련 서비스를 고민하게 됐다”며 “음악웹진 소속으로 SNS라이브방송이나 오프라인 행사들을 기획하면서 꿈을 구체화시켰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근무한 경험도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네이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노션 디지털플래너 직군 신입사원 박주원 씨(25)도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특수교육을 전공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수업 교구나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이 훨씬 좋았던 박씨는 경영학을 부전공하며 마케팅 지식을 쌓았다. 해외 광고제, 제품·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마케팅·프로모션 등 공모전에 도전해 착실히 포트폴리오를 쌓은 것이 입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해 하반기 교보생명 공채 합격자 유정우 씨(가명·31)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지만 ‘영업 관리’ 직무를 선택했다.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에 참가하면서 입사를 위한 ‘스펙’을 쌓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지원하는 일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유씨도 첫 도전 때는 서류전형에서부터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그는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출전 경험이 없었던 게 패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빅데이터 관련 공모전에 출전하고 서울시 시민기획단 활동에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전공이 너무 좋아 ‘한 우물 전략’으로 입사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SK엔카닷컴 IT팀 모바일파트 신입사원 김지광 씨(25)는 중학교 1학년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후 친구들 사이에서 ‘컴퓨터 마니아’로 불렸다. 롤플레잉 게임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을 독학하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도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칵테일 자동제작기계도 만들었다. 회로를 직접 설계한 후 부품을 사서 직접 제작했다. 기계와 연결할 휴대폰 앱도 개발했고 특허도 출원했다.

이지연 씨(가명·24)는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공채에 합격해 파운드리 사업부 E직군(연구개발직)에서 근무 중이다. 전공 프로젝트 진행경험이 이씨가 생각하는 합격 비결이다. 이씨는 “대학 시절 매주 세미나에서 전공 지식을 발표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진 게 전공면접 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해나/이도희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