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시즌 시작됐지만 추위로 겨울상품 판매 호조 이어져 … 매출 상승 주도
롯데 부산본점, 지난 주말 매출 25%나 증가, 지출 적은 명절 앞두고 이례적 매출 신장
2월 몰아친 한파에 방한용품 수요 급증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지났지만 지속된 한파속에 수은주가 떨어지면서 봄 상품이 아닌 겨울상품 판매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2월은 겨울옷을 구매하기도 봄옷을 사기에도 부담스러운 날씨로 백화점 매출의 비수기 시즌이지만 올 해는 겨울시즌 못지 않은 매출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한파가 몰아친 지난 주말(2월 2일~4일) 다운점퍼 등 겨울 방한용품을 찾는 고객의 수요가 늘면서 전년보다 매출이25%나 증가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전상품군에 걸쳐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디자이너,모피 71%, 컨템포러리57%, 여성 캐주얼 22%, 남성 트랜디 44%, 패션장신 40%, 아동 24%, 스포츠 22%, 아웃도어 15%를 비롯해 가전도 32%나 매출이 늘었다. 이런 실적은 명절을 앞두고 차례준비나 선물 등 지출이 많아 명절이전에 소비를 줄어 매출 어려움을 겪는데 반해, 올해는 명절 전임에도 불고하고 두자리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한 것이라고 백화점은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는 설 명절 이후 첫 주말(2월 3일~5일)이라 선물받은 상품권 사용 등 소비가 늘면서 70%나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25%나 더 증가한 것은 매서운 한파가 소비심리를 끌어 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희정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아이더 아웃도어 매니저는 “예년 같으면 지금 시점에 봄상품 입고와 상품진열로 바쁠 시기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다운점퍼 등 겨울상품이 매출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추위에 외출을 꺼리는 고객이 온라인 구매로도 몰리면서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도 크게 늘어 스포츠 79%, 가구/홈패션 67%, 남성 캐주얼 66%, 여성 캐주얼 49%, 패션장신 34%나 신장했다. 날씨가 소비패턴에도 변화를 주면서 봄시즌 준비로 분주해야 할 백화점은 아직도 겨울상품을 찾는 고객들로 인해 입고된 봄 신상품의 진열도 미루고 겨울상품 판매에 열 올리고 있다.

겨울 분위기로 연출된 백화점 매장동선과 에스컬레이터 주변의 봄 분위기 디스플레이도 예년 같은 경우 2월 초에 진행했지만 올해는 추위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에 따라 지난해보다 보름정도 늦춰 2월 후반부에 교체를 준비하는 등 초강력 한파가 백화점 시즌 맞이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정호경 롯데백화점 쇼핑홍보실 팀장은 “부산지역도 영하 10도가 넘는 한파가 2월까지 몰아치면서 겨울방한용품의 판매가 지속되고 있다”며, “봄맞이 준비가 한창이지만 겨울상품 수요도 이어지고 있어 날씨 변화에 맞춰 판매 전략도 다변화 시켜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