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이 개원 때보다 병실·병상 수가 배 넘게 늘었는데도 상근의사 수는 개원 당시 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병상 배 넘게 늘린 세종병원… 의사수는 오히려 줄어
30일 밀양시에 따르면 세종병원은 불이 난 현 건물에서 2008년 3월 5일 병원 허가를 받을 때 의사 1명을 신고했다.

병실은 7병실, 병상은 40병상을 신고했다.

세종병원은 2주 뒤인 3월 17일 의사 수를 3명으로 신고했다.

밀양시는 당시 세종병원 진료과목이 1개에서 3개로 늘면서 의사를 추가 채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세종병원은 병실과 병상수를 계속 늘렸다.

2015년 4월 20일에는 17개 병실, 95개 병상까지 증가했다.

밀양시는 세종병원이 물리치료실 등 병원 건물 내 다른 공간을 용도 변경해 병실을 늘린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병실, 병상이 배 이상 늘어났는데도 의사 수는 오히려 줄었다.

올 1월말 기준 병원 측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한 상근의사 수는 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명은 다른 병원 소속으로 세종병원 환자를 찍은 영상을 판독하는 비상근 영상진단과 의사였다.

간호사는 3명, 간호조무사는 13명에 그쳤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 세종병원 입원·내원 환자 수 통계를 근거로 세종병원에서 근무해야 하는 적정 의료인 수를 의사 6명, 간호사 35명으로 분석했다.

적정 의사 수가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지역 보건소는 병원이 적정 의료인 수 규정을 위반하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계속 위반하면 영업정지 조치까지 할 수 있지만 이 병원에 대해선 한 차례도 시정 명령 조차 내린 적이 없었다.

밀양시 관계자는 "적정 의료인 수 부족을 이유로 세종병원에 행정처리를 한 이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밀양시 보건소는 2014년 1∼7월 사이 야간당직 간호사가 부족했던 세종병원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이 벌금 100만원으로 약식기소한 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