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4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초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인명구조에 참여했다.
밀양시민들 불길 치솟는 세종병원서 환자 구조 도왔다
밀양시민 우영민(26)씨는 회사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오전 7시 40분께 세종병원 화재를 목격했다.

그는 "병원 1층 응급실 쪽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듯 싶더니 곧 검은 연기가 병원 건물 전체를 감쌌다"고 말했다.

우 씨는 "소방관들은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불을 끄면서 환자를 구하고 있었다"며 "환자들은 얼굴을 물론이고 손, 환자복이 연기 때문에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방관들이 설치한 사다리차를 타고 환자들이 한 명씩, 한 명씩 아래로 내려왔고 4층 층에 있던 환자들은 슬라이더(미끄럼틀형 구조기구)를 타고 아래로 탈출했다"고 덧붙였다.

우 씨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소방관들과 함께 환자들을 구하는데 힘을 보탰다.

그는 "저를 비롯한 주민들은 환자들이 무사히 내려오도록 슬라이드를 꼭 붙잡고 있거나 불이 옮겨붙지 않은 옆 건물 장례식장에 들어가 이불이나 핫팩을 들고 나와 추위에 떠는 환자들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병원을 탈출한 환자들을 안전한 장소인 장례식장까지 대피시키기도 했다.
밀양시민들 불길 치솟는 세종병원서 환자 구조 도왔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지 3시간여만인 오전 10시 26분께 화재를 모두 진압했다.

그러나 병원 주변에는 코를 찌르는 듯 메케한 냄새가 여전히 진동했다.

강추위 때문에 병원 주변은 소방관들이 뿌린 물로 도로가 얼어붙었다.

불이 난 세종병원 건물은 5층이다.

건물 1층이 심하게 타면서 1층 내·외부는 불에 탄 흔적이 뚜렸했다.

건물 2~3층까지는 검은 연기에 그을린 흔적이 일부 있었고 4층 부터는 건물이 비교적 온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