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분위기 확산·민주당 을지로위원회 24일 현장조사
현장실습 사망 고교생 유족 "업체서 책임 전가"… 발인 연기

산업체 현장실습 도중에 사고로 숨진 고교생에 대해 업체 측이 사고 원인을 개인 과실로 떠넘기자 유족과 노동 관련 단체들이 분노하고 있다.

23일 이 사건의 제주공동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숨진 이모(19) 군이 사고를 당한 제주시 모 음료업체는 지난 15일 산업재해 신청서를 작성, 노동부에 제출했다.

이 군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였다.

해당 신청서에는 '운전조작반 정지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고…설비 내부로 이동해 조치 과정에서 상하작동설비에 목이 끼이는 협착사고가 발생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이 군의 유족은 "유족이 정신이 없는 틈을 이용해 이런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유족은 "업체 측이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이에 대한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조사단을 꾸리기 전까지는 아이를 보낼 수 없다"며 지난 21일로 잡았던 이 군의 발인 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9일 사고를 당한 이 군은 열흘 만인 19일 병원 치료 중 숨졌다.

이 군은 해당 공장에서 제품이 최종 포장되는 라인을 관리하며 지게차를 이용, 상품을 적재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유족에 따르면 이 군이 파견 나갔을 무렵 담당 직원이 사직, 기계 오류에 대한 정비까지 도맡았다.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업무까지 맡게 돼 이전에도 두 번의 사고로 옆구리 등에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상 중인 이 군에게 일을 계속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군이 만 18세 이하 나이인데도 업체 측은 학교의 현장실습 표준협약서 외에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해당 업체에 대해 전면 작업 중단 및 안전보건 개선 계획명령을 내린 상태다.

경찰도 업체 관계자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제주공동대책위원회는 23일 제주시청에서 숨진 이 군을 추모하는 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도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추모 집회를 여는 등 현장실습생의 사망사고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이학영 위원장과 강병원 의원, 제주 출신 오영훈 의원은 24일 제주시 구좌읍 음료 공장을 찾아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