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사장 검찰 수사에 이어 부사장 마저…"사장 긴급체포 등에 책임감 느낀 듯"

21일 숨진 채 발견된 김인식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은 공군 준장 출신으로 KAI에서 수출사업을 총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52년생인 김 부사장은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제8전투비행단 통제기조종사, 합참의장 보좌관, 국방부 KFP사업단 주미사업실장, 항공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준장으로 전역한 그는 2006년 KAI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주재사무소장으로 민간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수출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수출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라크 FA-50 경공격기 등의 수출을 성사한 인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은 최근 KAI에서 불거진 방산·경영 비리와 관련, 현재까지 검찰 조사를 받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 수사의 칼끝이 방산 비리 전반을 향하고 있는 만큼 수출 업무 책임자로서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하성용 전 사장이 전날 긴급체포된 데 이어 김 부사장 사망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KAI 직원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KAI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김 부사장 관련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너무 충격적"이라며 "관련 부서에서는 자세한 상황을 파악 중이다.

상당수 직원은 일손을 놓은 채 후속 뉴스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검찰 수사를 받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평소 인품이 좋은 분인데 극단적 선택을 해 당황스럽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 부사장을 잘 안다는 한 직원은 "김 부사장이 하승용 전 사장과 친분이 두텁고 회사에 대한 애착심도 커서 최근 하 전 사장 긴급체포 등 영향으로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며 검찰 수사를 받지 않은 김 부사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을 추측했다.

그는 이어 "2개월여간 방산비리 수사로 회사와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제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회사가 정상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김 부사장은 21일 오전 8시 40분께 경남 사천 시내 본인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일감 몰아주기 대가로 협력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 등으로 하 전 사장을 20일 새벽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사천연합뉴스) 김영현 황봉규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