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푸드테크협회 초대 회장 안병익 식신 대표 "드론 음식배달, 새로운 산업 될 것"
“푸드테크(음식+기술)는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기술 혁신을 포함한 첨단산업입니다. 드론(무인 항공기)이 배달을 대신하도록 하면 관련 업체에서 로봇 엔지니어와 빅데이터 전문가가 많이 필요할 겁니다. 푸드테크가 발전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약 3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지난 19일 출범한 한국푸드테크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안병익 식신 대표(사진)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2010년부터 맛집 추천 서비스 식신을 운영하고 있는 안 대표는 협회 창립을 주도했다. 그는 이어 “푸드테크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드론 음식배달 서비스를 시연할 계획”이라며 “올가을께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푸드테크는 식품 관련 사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산업이다. 스마트팜과 스마트키친, 레스토랑 인프라 등을 포함한다. 음식을 간편하게 소비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발달하고 있다. 협회에는 식신, 미트박스, 만 개의 레시피, 대상, DS자산운용, CJ프레시웨이, 동화리빙 등 70여 곳이 회원사로 참여했다.

안 대표가 협회를 조직한 것은 국내에서 푸드테크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보니 산업 진흥이 더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해외에선 전체 벤처투자 규모의 20% 이상이 푸드테크 관련 분야에 집중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산업으로서의 인식이 약했다”며 “1년 전 정부, 국회, 업계, 학계가 모여 논의한 끝에 협회를 세우기로 했다”고 했다.

푸드테크산업 성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 대표는 “푸드테크가 발전하면 영세 자영업자가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식당 약 60만 곳 가운데 50만 곳이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배달하지 않고 있다”며 “배달대행 업체 등 푸드테크업체가 성장하면 이들 식당이 배달할 수 있게 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유경제기업인 우버가 운영하는 배달서비스 ‘우버이츠’의 국내 진출에 대해 그는 “경쟁이 심해지겠지만 외식배달 시장 활성화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식신히어로, 푸드플라이, 띵동 등 국내 배달 대행업체의 잠재고객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푸드테크협회장 임기는 2년이다. 안 대표는 “오래전 제정된 법이 푸드테크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경우가 많다”며 “임기 내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식품이나 식재료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도 오프라인 거래를 염두에 두고 세운 법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푸드테크 진흥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 법령이 식품안전법, 물류법 등으로 쪼개져 있는데 일원화해 효율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모태펀드에 1000억원 규모의 푸드테크 투자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