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연장 위해 본국 안가도 돼…외국인 인력 업무공백 해소"
환영하는 뿌리산업계
몇 달씩 근무단절 생기면 인력 운용에 막대한 차질
숙련 노동자 잡을 수 있게 한국어 능력 평가기준 완화
내국인 어차피 오지도 않아, 외국인 채용한도 늘려달라
열처리업체 L사장은 “이번 조치는 뿌리기업들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비자 연장 조건에 숙련도, 나이, 경력, 한국어 능력 등을 고려한다고 돼 있는데 이 중 한국어 능력은 기존 근무기업 최고경영자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현장에선 한국어 200~300단어만 구사해도 작업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4년10개월 동안 성실하게 일했다는 것만으로도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증거가 되는데 이를 너무 엄격하게 판단하면 비자 연장 혜택을 볼 인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시범적으로 300명만 해당하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야 업체들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뿌리산업이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업종이다. 자동차 조선 정보기술(IT) 등 다른 산업의 제조과정에서 공정기술로 이용되며, 최종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필수 요소다.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기계 방산제품 등 거의 모든 주력산업 관련 제품은 뿌리기술에 의존해 생산되고 있다.
국내엔 약 2만5000개에 이르는 뿌리기업이 있지만 대부분 영세해 연구개발 능력이 미흡하고 작업환경이 좋지 않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 이사장은 “어차피 뿌리기업 생산직엔 내국인이 안 오는 만큼 외국인 근로자 채용 한도를 늘려야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전문취업(E-9비자) 외국인 유입 인원은 해마다 줄어 2013년 6만2000명에서 2017년에는 5만6000명 수준으로 운용되고 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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