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과정서 품질인증 지연되자 수입 부품으로 변경
2호선 신형 전동차 내년까지 200량 도입…미세먼지 제거 시스템 갖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가 다가온 가운데, 서울 지하철역 121곳의 스크린도어 센서가 연내 레이저로 교체될 전망이다.

24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장애물검지센서는 승객 끼임을 방지하는 장치다.

하지만 기존 적외선 센서는 고장이 잦고 선로 측에서 점검해야 해 작업자에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6월 장애율도 낮고 선로 측이 아닌 승강장에서 점검·보수가 가능해 더욱 안전한 레이저스캐너 방식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메트로는 지난달까지 12개 역을 우선 교체했다.

이어 다음 달까지 41개 역을 교체, 장애가 잦아 1단계 사업 목표로 삼은 53개 역을 모두 바꾼다는 계획이다.

서울메트로는 당초 1단계 사업을 지난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납품 업체가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품질인증을 받지 못해 사업이 늦어졌다.

제품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인증 기관에서 테스트를 거친 일종의 품질 인증서를 받아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하지 못했다.

서울메트로는 결국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대신 수입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 지난달까지 41개 역의 스크린도어 센서를 교체했다.

이어 2단계 사업 가운데 54개 역은 올해 11월까지 교체한 뒤, 서울도시철공사 5∼8호선 소속 157개 역과 9호선 24개 역도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는 "센서교체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철도표준규격과 국제보호등급 적용을 강화하는 등 품질 기준과 규격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당초 계획했던 시기보다 다소 지연됐다"면서도 "내년까지 교체 사업을 단계적으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 센서 교체와 함께 121개 모든 역사의 스크린도어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관제시스템도 이달 10일 마련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에 마련된 이 시스템은 각 역에 설치된 CCTV를 연결해 모든 역 스크린도어 상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는 기관사가 종합관제소로 신고하지 않는 한, 관제소에서 현장 상황을 직접 파악할 수 없어 사고 초기 대응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메트로는 "고장이나 승객 끼임 사고가 일어났을 때 종합관제소 대형표시판에 팝업창이 떠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관제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작업자의 영상을 보면서 필요에 따라 작업 명령이나 열차 통제를 할 수 있어 안전사고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구연한을 맞은 2호선 노후 전동차 200량도 내년 하반기까지 새 전동차로 바뀐다.

연내 50량을 먼저 들여오고 나서, 내년에 150량을 도입할 계획이다.

새 전동차는 출입문 옆에 LED 안전표시등을 설치해 승객이 타고 내릴 때 안전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게 했다.

비상 상황에서 승객이 재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탈출용 사다리 설비도 4곳에 뒀다.

차량에 '이중 충돌에너지 흡수장치'를 적용해 추돌 사고가 일어났을 때 충격을 이중으로 흡수해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했다.

안내방송이 불가능한 만일의 사태를 위해 자체 전원장치를 갖춘 무선방송시스템과 조명장치도 마련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내 최초로 미세먼지(PM-10)를 제거하는 공기질개선장치를 1량당 2대씩 설치했다.

이 밖에도 통로문 폭을 넓히고 문턱을 없애 휠체어가 드나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고, 차갑고 미끄러운 스테인리스 대신 새로운 재질의 의자를 설치했다.

좌석은 옆 사람과 부딪혀 불쾌감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기존 7인석을 6인석으로 줄이고, 좌석당 넓이를 435㎜에서 480㎜로 늘렸다.

객실 의자 위 선반은 없앴다.

서울메트로는 "새 전동차는 스크린도어와의 연동을 고려해 도입됐다"며 "2020년 2호선 본선에 도입하면 스크린도어도 ATO(자동열차운행) 운영이 가능해져 편의와 안전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