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뉴어 등 교수사회 개혁 지속…KAIST로 통합 원하는 출연연 환영"
박근혜 전 대통령 친분 의혹에 "통화조차 한 적 없어" 일축


"전 학년에 '무학과 단일학부제'를 도입해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겠다."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14일 취임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제를 뛰어넘는 연구가 중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신 총장은 "KAIST는 1971년 산업화 태동기에 출범해 우리나라 산업화 정보 혁명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KAIST가 새로운 시대적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융합과 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무학과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신 총장은 "2000년대 초까지는 재교육비를 들일 필요가 없는 맞춤형 인재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기술 혁신이 급변하는 지금은 기초가 튼튼한 인재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세부 전공을 넘어서 기초과학과 인문사회 교육이 융합된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재도 새로 제작하기로 했다.

또 창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 출자를 장려하는 한편, 과학기술 혁신의 사회 환원을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가 정신'(Social Entrepreneurship)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제화 혁신을 위해 한영 이중언어 소통 캠퍼스를 구축하고 외국인 교수와 학생 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 총장은 "교수 창업은 지리멸렬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연구자가 직접 창업하는 방안보다는 기출 출자를 하거나, 경영능력을 갖춘 이와 공동 창업하는 방안을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 과학자를 활용해 대를 잇는 연구를 추진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10년 안에 KAIST가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10위 선도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장 인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 때문에 홍역을 치렀던 것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인수위나 대선캠프 등 그동안 정치권에서 수차례 러브콜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박 전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창인 것도 맞고, 추천을 받아 영남대 이사를 한 것도 맞지만 통화 한 번 한 적 없을 정도로 친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인생의 궤적에서 공통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연, 지연 때문이 아니라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권을 초월해 국가의 나아갈 전략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 대학을 중심으로 생산성이 낮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출연연 혁신은 어떤 정부도 이루지 못했다"며 "출구 전략 없이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KAIST로 통합을 원하는 출연연은 어디든 환영한다"며 "부설기관이라고 해도 인사나 예산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 인사로서 개혁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서남표 총장이 강화했던 테뉴어(정년보장심사)는 이미 제가 부총장을 하던 시절부터 추진해오던 제도"라며 "구성원들과 잡음 없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 총장은 15일 취임식을 하고 강성모 전임 총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 4년 동안 KAIST를 이끌어 가게 된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