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참석으로 훈련 부족…이미지 훼손으로 상품가치도 하락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정규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재판을 기다렸다.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할 시점에 비난의 수위만 높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3일 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강정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로 거주 이동의 제약이 사라져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지만, 강정호의 입지는 점점 불안해진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2일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로 운전하다가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기소됐다.

음주 사고 후 도주한 것만으로도 거센 비난을 받았던 강정호는 2009년 8월 음주단속에 적발되고 2011년 5월에도 술을 마시고 교통사고를 낸 이력까지 드러나 팬들이 느낀 실망감은 더 컸다.

애초 강정호는 최대한 빨리 미국으로 건너가려고 했다.

검찰은 애초 강정호를 벌금 1천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공판 절차 없이 벌금 등이 선고돼 강정호의 미국행이 예상됐다.

강정호도 미국으로 건너가 정규시즌 준비를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법원이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강정호를 정식재판에 회부해 강정호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국내에 남아 재판을 기다렸다.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고 해도, 기온이 높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훈련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예정대로라면 강정호는 지금 시범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기술훈련에도 돌입하지 못한 상태다.

다른 선수보다 정규시즌 준비가 더딜 수밖에 없다.

강정호가 미국으로 건너간다고 해도 당장 훈련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강정호는 4주 정도의 알코올 이수 프로그램을 소화할 계획이다.

훈련에 집중할 수 없는 기간이다.

강정호를 바라보는 피츠버그의 시선도 달라진다.

피츠버그는 2015, 2016년 강정호를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음주 사고 이력'이 있는 강정호를 전면에 내세우기는 부담스럽다.

이미지가 훼손된 강정호의 상품가치는 급격하게 추락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