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프런티어] 정부·기업·대학 시너지 내야 '창의 인재' 키운다
미국과학진흥회가 발간하는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차기 대통령이 주목해야 할 과학 이슈로 빠르게 확산되는 신종 전염병, 혁명적인 유전자 가위 기술,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해수면 상승, 많은 돈이 들어가는 치매 치료, 고도화되는 기계지능, 취약한 재난 관리 등 6가지를 지목했다.

한국도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이 연구개발 주제에 관심을 갖고 목표 관리에 박차를 가할 필요성이 크다. 지속가능한 연구 개발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창조적인 생태계 조성으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취임 초기부터 고삐를 당겨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기관, 연구개발 부처, 관리기관의 통합적 운영과 명확한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정부는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 간 역할 분담과 중복사업 여부를 따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호보완적 구조 설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초연구와 실용화연구가 거시적 관점에서 효율성을 갖도록 유도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산업 분야 간 융합과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창의적 인재 양성도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 연구개발센터와 대학 연구소 등 관계 기관과 유기적인 협력을 도모하면서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노력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작 기업으로선 쓸 만한 직원 채용이 어렵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부는 기업이 원하는 맞춤 인재 양성을 위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IPP형 제도를 도입하고 대학과 기업 간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경기대 IPP형 사업단은 지역 주력산업 분야에서 일할 인재 육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제조업 중심의 융복합 분야와 경기대의 강점이 있는 관광분야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신자격 교과목을 개발할 예정이다. 학생과 기업, 그리고 대학이 모두 성장하고 만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시스템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 연구실은 산업설비에서 얻어지는 계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비의 건전성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공주대 화학공정연구실은 파일럿 플랜트에 대한 운영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중공업으로부터 대형 과제를 수주받고, 해양 플랜트 파일럿 실험동을 설립했다.

오염방지 등 환경분야 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공해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1978년 7월 설립된 국립환경연구소는 2005년 국립환경과학원으로 명칭을 바꾼 뒤 환경전문 국가연구기관으로서 환경정책 및 환경오염 방지사업에 대한 연구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 시스템신뢰성연구실은 고속신호 분석을 이용한 고장예지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능형 생산설비 고장예지관리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비롯한 센싱, 빅데이터 처리 등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고장예지관리 기술은 제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 기업, 정부가 하나가 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할 인재를 키워나가면서 국가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