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8일 오후 4시50분

[단독] 영단기, 미국 프린스턴리뷰 인수
‘영단기’ ‘공단기’ ‘스카이에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교육기업 에스티유니타스가 미국 최대 입시교육기업인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했다. 국내 교육업체가 글로벌 교육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투자은행(IB) 및 교육업계에 따르면 에스티유니타스는 지난달 말 미국 매치그룹 교육부문(프린스턴리뷰 지분 100%)을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1000억원(부채 포함) 이상으로 추정된다.

뉴욕에 본사를 둔 프린스턴리뷰는 1981년 설립된 유학·입시교육 전문회사다.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대학원입학자격시험(GRE) 등 세계의 미국 유학 준비생들이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시험에 대비하는 어학원과 컨설팅, 교육 출판 등의 사업을 운영한다. 350만여명이 프린스턴리뷰를 통해 진학했다. 프린스턴리뷰의 미국 내 대학평가 순위는 가장 권위 있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강력한 해외 교육사업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10년 창업한 에스티유니타스는 영단기로 국내 성인 영어교육시장을 평정한 뒤 공무원 시험 브랜드 공단기, 대입 시험인 스카이에듀 등 60개 학습·입시 시장에서 모두 1위에 오른 기업이다. 작년 매출은 약 4000억원에 달했다.

[단독] 영단기, 미국 프린스턴리뷰 인수
프린스턴리뷰를 매각한 매치그룹은 미국 댈러스에 기반을 둔 소셜 데이팅 전문 업체로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시가총액은 41억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재무 구조 개선 차원에서 비주력 사업인 교육부문 매각을 추진해왔다. 교육업계는 에스티유니타스의 이번 인수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린스턴리뷰는 미국 중산층 부모와 학생들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은 사교육 기업이다. 미국 내 대학과 대학원 입시 시험에서 이 회사 교재와 교육 과정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그만큼 가격이 비싸다. 한 시간 강의에 1500달러를 넘는 과정도 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이와 다른 전략으로 성장했다. 수준 높은 강의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으로 판매해 승승장구했다. 영어 시험 교육 브랜드 ‘영단기’, 공무원 시험 ‘공단기’ 등이 선두에 오른 것은 모든 과정을 월 2만~5만원에 무제한 들을 수 있게 한 ‘프리패스’를 도입한 덕분이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에듀테크 기술에 프린스턴리뷰의 교육 콘텐츠가 합쳐지면 미국 온라인 교육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온라인 교육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여서 에스티유니타스의 성공 모델이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소람/이동훈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