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소프트웨어연구소 학생들이 스마트폰 SW 개발회의를 하고 있다. 한경DB
성균관대 소프트웨어연구소 학생들이 스마트폰 SW 개발회의를 하고 있다. 한경DB
취업률 100%를 보장하는 학과는 어디일까. 한국경제신문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실과 공동으로 서울의 주요 대학 15곳과 지역 거점 국공립대 9곳을 조사했다. 수많은 학과 중 졸업생들이 모두 취업한 학과는 11곳으로 집계됐다. 건국대 인터넷전공,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한국외국어대 서아프리카어전공 등이다. 조사 대상 대학 중 취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균관대였으며 ‘꼴찌’의 불명예는 경상대가 안았다.

의대 취업률 그다지 높지 않아

성균관대 취업률 74.8% 1위…100% 취업 학과는 전국 11곳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안 전 대표실에 제출한 ‘2015년 고등교육기관 취업률’ 자료에 따르면 전국 24개 주요 대학 중 성균관대가 취업률 74.8%로 가장 취업이 잘되는 학교로 꼽혔다. 서강대(73.4%) 고려대(72.7%) 연세대(70.2%) 서울대(70.1%)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거점 국공립대 9곳 중에선 전남대(61.0%)의 취업률이 가장 높았다.

적어도 1년가량 취업 상태를 유지해야 유의미한 통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2015년 2월에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취업률 조사 자료는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DB)와 연계한 취업자 현황에 근거했다.

학과별로는 취업률 상위 20개 학과 중 6곳이 의·치·약학계열이었다. 전국의 수많은 수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로 취업률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대학병원들은 적자라 신규 채용이 적고, 그렇다고 개업도 쉽지 않다”며 “특히 지방에선 해당 지역에 연고가 없는 개업의가 문을 열었다가 몇 년 못 버티고 폐업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보장형 계약학과 2곳도 ‘취업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는 카카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20여개 기업 및 기관과 협약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다.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도 계약학과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24개 대학 외에도 지방의 군 관련 계약학과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 문제와 군 복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대입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희소성 인정받는 학과에 ‘주목’

기업과 취업 계약을 맺은 학과가 아닌데도 100% 취업률을 달성한 곳도 꽤 많다. 이화여대 도자예술전공, 동국대 철학윤리문화학부 철학전공,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지역시스템공학전공), 건국대 인터넷전공, 한국외대 서아프리카어전공,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동국대 정치행정학부 북한학전공, 한양대 분자시스템공학전공 등 8개 학과다.

서울대 지역시스템공학전공은 학생 대부분이 건설 및 토목 관련 기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연구기관, 공사, 정부기관 등으로의 취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소성 높은 분야는 취업률이 높다는 점도 입증됐다. 한국외대 서아프리카어전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 연세대 정보산업공학전공(96.3%)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연세대 관계자는 “정보 보안과 인공지능(AI) 등 융합기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당 전공자의 취업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자들의 이직 현상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4년제 대졸 취업자 중 1년 이상 직장을 다닌 비율인 유지취업률은 75.6%였다. 전체 대졸자 취업률(64.4%)을 감안하면 총 100명이 졸업했을 때 첫해에 평균적으로 64명이 취업을 하고 그 다음해에 15명이 다시 구직에 나선다는 얘기다.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의미다. 한 기업 관계자는 “취업시장에서 이공계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일단 이공계를 선택했다가 적성에 안 맞아 이직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