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총리공관·헌재 앞까지 행진…보신각 타종행사 동참 예정
보수단체는 '송화영태' 맞불집회…"태극기로 촛불 보낸다"


사건팀 =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올해 마지막 주말 촛불집회가 31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 불거진 이후 10주째다.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다) 10차 범국민행동'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올해 한국사회 최대 사건인 촛불집회의 궤적을 돌아보고, 새해에도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동력을 이어가자며 의지를 다지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2016년을 마감하는 자리에 서니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며 "기득권 계층의 추한 민낯이 드러났을 때 '이게 나라냐'라고 한탄했지만, 위대한 국민은 절망의 순간을 새로운 희망의 순간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기온이 영상권에 턱걸이한 추운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오후 8시 기준 연인원(누적인원) 80만명이 광장에 모여 올해 마지막 촛불을 들었다.

경찰은 오후 9시께 일시점 운집인원을 약 6만명으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 집회에 이어 오후 8시부터는 '송박영신 콘서트'가 열렸다.

록밴드 시나위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전인권과 함께 무대에 올라 자신의 아버지 신중현의 대표곡 '아름다운 강산'을 선보여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이 곡은 애초 친박(친박근혜) 보수단체 맞불집회에 등장했다.

이에 신씨는 본래 곡이 쓰인 맥락상 보수단체 집회와는 맞지 않는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자신을 촛불집회에 출연시켜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콘서트가 끝나고서는 전과 마찬가지로 청와대와 국무총리공관, 헌법재판소 앞 100m까지 접근하는 행진이 이어진다.

세밑을 맞아 시민과 관광객이 몰리는 종로, 을지로, 명동 등 도심 주요 번화가에서도행진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행진이 끝나면 보신각으로 집결해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동참할 예정이다.

타종이 33차례 이뤄지는 것처럼 '제야의 나팔'을 33회 부는 '시민 나팔부대'도 보신각에 등장한다.

이밖에 오후 10시30분 통인동 커피공방 앞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시민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카레 덮밥 4천160그릇을 나누는 행사도 열린다.

친박 보수단체는 촛불집회의 '송박영신'에 대응하는 '송화영태'(送火迎太, 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이하다)를 내세워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는 이날 오후 중구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도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반대 국민 대회'를 개최했다.

태극기와 '탄핵 무효' 피켓을 든 참가자들은 언론과 종북좌파 세력의 선동으로 지금의 탄핵 사태가빚어졌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애초에 탄핵소추 근거가 희박해 헌재가 탄핵심판을 기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프라자호텔→소공로→한국은행→남대문 로터리를 지나 중앙일보사 앞까지 행진하고서 '최순실 게이트'를 연 태블릿 PC 출처를 명확히 하라며 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 JTBC를 상대로 한동안 시위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72만5천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일시점 운집인원을 약 2만명으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경력 230개 부대(약 1만8천400명)를 투입해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참가자들을 격리하는 등 안전관리에 나섰다.

(서울=연합뉴스)